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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준 외도의 상처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상담사 치아
2022. 10. 21. 17:16

안녕하세요 치아님 좋은 소식과 함께 고민이 있어서 이렇게 또 문의를 드립니다. 치아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읽고 또 읽으며 저 스스로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고 그 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했으며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 저희 부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남편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덕분에 서로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게될 수 있는 기회였으며 남편은 저에게 용서를 구했고 저 또한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그를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있어서 남편은 저를 배려해주고 노력하고 있으며 저 또한 빠른 회복을 위해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는 울컥한 심정이 있네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쓰디쓴 과거는 과감히 잊고 앞으로의 행복할 미래에 서로 더 집중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치아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치아님, 그런데 이 현실에서.. 저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남편과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까요? 잠시 상상을 해 보았는데, 그 상황이 떠오르며 분노가 갑자기 치밀어 오르네요. 그런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 몸으로 저와 관계를 한다는 건 절대로 허용이 안될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용서를 한다지만 이 부분은 어떻게 접근하여 해결해야 할까요? 앞으로 저는 평생 남편과 섹스리스로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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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좋은 소식’을 들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떤 말씀을 드려도, 본인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해주시지 않으면 절대 ‘변화’를 만들 수 없는데, 사연 주신 분께서 답장에 적어주신 결과물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보내주신 답장을 읽는 내내 진짜 행복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지금 하고 계신 고민을, 보내주신 메일에서 사용하신 표현으로 정리해보면, “비도덕적인 육체로 저와 관계한다는 건 절대 허용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앞으로도 제가 남편과 정상적인 성관계를 할 수 있을까요?“인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그러실 수 있습니다.“입니다.
결혼은,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과는 어떤 형태로건 애정을 나누지 않는다고, 사랑하는 사람끼리 다짐하는 굳은 약속입니다. 따라서 결혼하는 순간 당연하게, 이 사람은 앞으로 나하고만 사랑을 나눌 거라는 믿음이 생기게 되죠. 남편의 야동이나 성매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나 남편분이 철저한 배신감을 경험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방식으로건 이 약속이 깨졌다면, 그 약속은 더는 효력을 잃었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그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로 하셨다면 그건 곧 ‘새로운 약속’을 하신 거라고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예 소환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가능하면 이전의 잘못은 깨져버린 약속과 함께 버리고, 새로운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에 집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두 분 모두 앞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아내분의 마음은, 남편분이 평생 그 죄책감을 지니고 반성하며 살길 바라시겠지만,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하는 정신을 지니고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사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종종 ‘극복하기로 약속한 부부’가 다시 지옥에 빠지다가 결국 헤어지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ㅠㅠ
물론, 그렇다고 애써 잊으려고 노력하거나, 무조건 솟구치는 분노를 참아내고 남편분과의 섹스를 시도해보시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사연 주신 분은 현재 ‘상처받은’ 상황이기에, 우선은 그 상처에서 피와 고름이 멈춰야 하고, 아물기도 해야 하며, 흉터가 사라지기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섣불리 멈추고 피하려는 시도를 하다 보면 트라우마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내 몸이, 내 마음이 완전히 그 기억을 잊을 때까지 ‘사건 이전과 똑같은 행복한 시간’을 바라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내 마음을 치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섹스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문제 될 일은 없으며, 남편분도 염치가 있다면 무작정 섹스를 요구하진 않을 것입니다. 만약 남편분이 철없이 요구하면, ”너 같으면 하고 싶겠냐!“라고 화내기보다는, 조근조근 달래주세요. ”여보. 나 아직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어. 상처가 아물고 나 스스로 기꺼이 당신을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까지 더 기다려줄래?”라고 말입니다. 아마 미안한 마음에,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한 자신을 더 자책할 것입니다.
단언컨대 ‘평생 섹스리스’로 사실 일은 없을 것입니다. 모든 상처는 반드시 아물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조금 더 길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단단히 결심하신 만큼, 회복도 빠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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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