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기억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기억의 허구성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기억의 허구성이란 거짓기억을 말하는데, 여기서 거짓기억이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을 기억하고 있거나, 실제 일어났던 것과 다르게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거짓기억을 강한 확신으로 이야기하고, 그것에 관하여 세부적인 이야기까지, 심지어 감정까지 실어서 전달하면, 상대는 그것을 사실로 인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 말했던 나치의 대중 선동가 괴벨스의 말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거짓기억이, 나 자신을 향해서도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말하는 내담자 중에는 종종 자신이 받은 학대와 폭력을 과장되게 기억하는 분이 있습니다. 내담자가 ‘가해자’로 지목한 가족분과의 인터뷰 내용이 그 분이 말한 내용과 다를 때가 종종 있거든요. 물론 반대로, 가해자가 자신의 기억을 조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편이건 중요한 건, 사람의 기억은 자신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거짓기억’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얼마든지 그것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요. 더욱더 사교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분은, 사실은 어려서부터 내가 꽤 사교적인 성향과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는 기억을 만들어, 자신을 점차 사교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갈 수도 있고, 학업성적이 좋지 않았던 분은, 어린 시절 나는 머리는 좋았지만 게을렀을 뿐이라는 기억을 만들어, 그러니 지금 나는 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특정 사건이 내 평생을 괴롭혀왔다면, 의도적으로 그 기억을 뇌에서 도려내거나 왜곡하여, 미래의 삶을 더욱 풍요롭롭게 만들 수도 있고요.
내 의지와 노력에 따라, 앞으로의 내 삶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내 기억 역시 얼마든지 내가 창조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기억을 조작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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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