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착한 유부남은 없나요?
상담사 치아
2023. 5. 19. 17:20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아직 졸업은 안했으니 대학생 맞겠죠? 이제 직장인인가? ^^)
제가 인턴하는 부서의 과장님이 거의 제 이상형이세요. 옷도 잘 입으시고, 자기관리도 철저하시고,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시고, 다른 선배는 거의 절 그림자 취급하는데 이분은 업무 하나하나 자상하게 가르쳐주시고. 심지어 유머 코드도 저랑 같습니다. ^^ 안타까운 건 결혼하셨다는 거죠. ㅠㅠ
이상형인데 그렇게 잘해주기도 하시니 저도 마음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유부남이시니 당연히 너무 빠지지 않게 조심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ㅠ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손을 잡는다거나 어깨를 감싼다거나 하는 스킨십이 늘기 시작하더니, 한번은 회식 끝에 노래방을 갔는데 거기서 저의 뺨에 뽀뽀를 하시더라구요. 물론 싫진 않았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분이니까요.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요.
제 질문은 이렇습니다.
치아님이 말씀하시자너요... 불륜남의 목적은 백프로 섹스다... 이분도 그냥 원오브뎀이엇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쓰레기 같은 불륜남들이랑은 결이 달라서.. 그냥 저를 귀여워해주시는데 어쩌다보니 이런 스킨십을 하게된... 섹스는 목적이 아닌.. 그런 분이 였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스킨십을 하지 말아달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대신, 그냥 예전에 햇던거 다 하면서 스킨십만 없는 그런 관계로 가자고 부드럽게 말하고 싶은데 가능할것 같으세요?.. 왠지 그렇게 하면 이분은 저한테 먼저연락은 안할거같구(안하겠죠?...) 하면 제가 해야될거같은데 안부카톡 보내구 밥같이 먹자 이런거 해도 될지...
꼭 답장 부탁드립니다.~
------------
사연에서 질문하신 내용이 있으니 답변을 드리는 형식으로 답장을 드려보겠습니다.
“치아님이 말씀하시자너요... 불륜남의 목적은 백프로 섹스다... 이분도 그냥 원오브뎀이엇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쓰레기 같은 불륜남들이랑은 결이 달라서.. ”
말씀하신 ‘쓰레기 같은 불륜남’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 남자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불륜남도 처음부터 쓰레기 같은 행동을 보이진 않습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모두 상대 여성에게 친절하고, 배려해주며, 가끔 애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건데, 이런 모습이 ‘쓰레기같이’ 보이진 않으니까요.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목적이 애초에 그 여성과의 섹스를 전제로 했던 거냐, 아니면 그냥 잘해주려다가 보니 섹스하게 된거냐를 가지고 쓰레기로 나누시는 거라고 해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처음의 목적이 어땠건 간에 결과는 결국 그 여성과의 섹스로 귀결하게 되니까요. 아내가 있는 남성이 다른 여성과 섹스하는 것에 ‘쓰레기 같은’과 ‘쓰레기 같지 않은’의 구분이 있을까요?
“그냥 저를 귀여워해주시는데 어쩌다보니 이런 스킨십을 하게된... 섹스는 목적이 아닌.. 그런 분이 였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그냥 누군가를 귀여워해 주시는 분이라면 오히려 그 여성으로부터 오해받을 스킨십은 하지 않도록 조심하실 것 같습니다. 스킨십에는 ‘어쩌다’라는 게 없으니까요. 스킨십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 목적이 섹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그러니 이미 스킨십이 시작되었다면 섹스까지 가는 과정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킨십을 하지 말아달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대신, 그냥 예전에 햇던거 다 하면서 스킨십만 없는 그런 관계로 가자고 부드럽게 말하고 싶은데 가능할것 같으세요?.. 왠지 그렇게 하면 이분은 저한테 먼저연락은 안할거같구(안하겠죠?...) 하면 제가 해야될거같은데 안부카톡 보내구 밥같이 먹자 이런거 해도 될지...”
이분의 의도가 순수했다면 당연히 그런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본인의 행동이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만든 것이 미안해서라도 더 잘해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분이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상대가 나와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면 ‘착한 분’들은 그런 순수한 만남도 오해받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분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말씀하신 후 다시 사적으로 만날 때 이분은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의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하나는 시큰둥한 반응으로 만남을 이어가거나 뜻밖에 차갑게 대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인데, 상대가 ‘아, 내가 무언가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하게 하여 상대의 방어막을 무장 해제하는 고수의 전략입니다. 스킨십하지 말아 달라고 말한 걸 스스로 후회하게 하여 스킨십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전략이죠.
다른 하나는, 다시 전처럼 잘해주되 은근히 다시 스킨십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상대가 방어막을 쳤다가 다시 연락하는 것을 ‘그린 라이트’로 해석하곤 하거든요. 내 스킨십에 잠깐 멈칫했지만, 본인도 싫지 않았기에 다시 연락한 거로 생각하는 거죠. 분명하게 거부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다시 스킨십이 시작된다면 서둘러 관계를 끊어내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