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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게임만 합니다.
상담사 치아
2018. 6. 15. 10:53
남친이랑 서로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고 있는데요. 요즘 이사람과 결혼을 하는거에 있어서 확신이 점점더 없어집니다. 제가 믿고 의지하고 같이 헤쳐나갈수 있을까하면서..
남친이 게임을 많이 합니다. 따로 취미생활도 없고..집-회사-집-회사를 다닐뿐인데. 쉬는날 중에 어느날은 저를 만나고 어느 날은 하루종일 게임만 합니다.
중독까지는 아닌 것 같고 남자들은 워낙 게임을 좋아하니까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으로는 그게 잘 안됩니다ㅠㅠ 저도 다른친구들이 남친과 만나는 것처럼 남친이랑 더 연락도 자주하고싶고 더 많이 만나고싶고... 게임하느라 연락이 잘 안될때는 너무 화가나고 서운할때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몇번 말해서 오빠도 연락을 더 자주해여하는데 미안하다며 처음보다는 그래도 연락이 좀 늘긴했지만....제마음속에선 만족하지 못하는거같습니다. 같이 일하는 친구만 봐도 너무 비교가 됩니다ㅜㅜ 머리로는 이해해주자 하지만 마음으로는 그게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화가날때나ㅜ서운할때 투정부리면 남친은 알아채고 미안하다며 노력하겠다고ㅠ합니다..
계속해서 이 문제때문에 부딪히는건...서로에게 너무 힘든거겠죠? 이렇게 헤어져야 하는건지 너무 모르겠습니다.. 만나는 횟수에 있어서 제가 만족을 못해서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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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딱 남들만큼만, 남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그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행복할 거 같은데, 내가 바라는 게 뭐 대단한 것도 아닌데, 난 왜 그런 너무도 평범한 것조차 가질 수 없는 걸까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은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감정입니다.
다만 이 ‘너무도 당연한 바람’이,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그것을 해주어야 얻을 수 있을 때는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독립된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서 그 기준이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한다.’라고 하셨으니 이런 이야기를 더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해하는 것만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겠죠.
아쉽게도 이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는 사안’이 아니라 ‘선택하셔야 할 사안’입니다. 타인을 나의 바람대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해서도 안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은 것은 오직 나의 선택뿐입니다. 이 사람이 중요하다면 내 욕망을 과감하게 포기해서라도 사랑하는 분의 취향을 인정해주셔야 하고, 내가 스트레스 받는 감정이 너무 커서 정말 힘들다면 내 욕망을 실현해줄 수 있는 사람을 새롭게 만나시는 것이 맞습니다. 선택의 문제라는 것은 그 어느 쪽도 결코 ‘옳고 그름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즉, 내가 후자를 선택하더라도 절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내가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행동이니까요.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 하나는, 참 좋은 연인을 두셨다는 것입니다. “화가날때나ㅜ서운할때 투정부리면 남친은 알아채고 미안하다며 노력하겠다고ㅠ합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을 사연 주신 분은 “사랑하면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 당연한 것을 얻지 못해 힘들어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남이 가진 것을 내가 갖지 못했다고 생각할 때 사람은 불행해지고, 비록 그것이 사소하더라도 남이 갖지 못한 것을 내가 가진 것도 많다는 것을 인정할 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해지는 건 어쩌면 정말 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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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