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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서 여자친구와 헤어질 것 같습니다.

상담사 치아 2018. 6. 29. 14:57

 

 

 

안녕하세요 치아님... 제가 치아님 블로그에서 글만 보다가..이렇게 상담글을 보내게될 줄 몰랐습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눈물이 너무 많이 나는데.. 꾹 참고있습니다.. 이 눈물이 시간, 장소 구분못하고 계속 나오는데 어떻게 해야될까요...   제가 두서없이 글을 적고 문맥이 맞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저는 집에 생활비를 드리고 있습니다. 학자금 대출 빚도 있습니다.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지만 그래서 모아놓은 돈이 적습니다. 모아 놓은 돈의 규모를 여친에게 말했더니 그럼 나중에 결혼해서 어떻게 생활하냐고 여자친구는 저와 결혼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너무 답답하고 슬프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함께 노력해서 결혼자금을 만들기로 했는데 제가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여자친구도 현실적으로 나중에 헤어지면 더 힘들거 같으니까 맞다고는 하는데 둘다 막상 헤어지려니 너무 힘듭니다.. 이별 연습하면서 헤어지기로 했는데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이고.. 슬프고 미칠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어릴 때부터 가난했습니다. 그런데다 부모님이 아프셔서 병원비도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가난하십니다. 저도 제가 지금까지 돈 안모으고 못했나 싶을정도로 답답합니다.. 물론 생활비도 드리고 병원비도 드리고 했지만 ㅠㅠ  정말 죽고싶을 정도로 제가 한심합니다..

그 동안 힘들게 살아온거 보상받으려고 스스로에게 돈도 많이 쓰기도 하고 회사 형들하고 유흥비로도 솔직히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전제품도 외식도 다 제돈으로 하고..그게 지금 부메랑으로 돌아와서 진짜 사랑하는 여자하고 결혼도 못하는 상황이된거죠..

결론적으로 저의 고민은 여자친구와 너무 헤어지기 싫은데 나중을 생각하면 헤어지는게 맞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저때문에 우는 여자친구보면 미칠거 같습니다.. 제가 너무 원망스럽고.. 한심하고 미친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죽고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여자친구 성격상 본인이 손해보는건 못참는 성격이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해서 굉장히 많이 싸울거 같아서 헤어지는게 서로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많이 사랑해서 그녀를 놓을 수가 없습니다... 헤어지자고 말하면서 눈물 꾹참고 돌아와서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헤어지지 않더라도 제 사정을 여자친구가 알기때문에  예전처럼 맛있는거 사주고 비즈니스호텔가서 즐기고 이런것도 절대 못할거고.. 그럼 전 여자친구에게도 미안하고 제 자신에게도 더욱 실망스러울것 같습니다.. 그래서 헤어지긴하겠지만.. 헤어져야겠지만.. 여자친구의 미래를 위해서 여자친구가 하고싶어하는 결혼생활을 지켜주기 위해서 헤어져야겠지만.. 아니 헤어지기로 결심했지만.. ㅠㅠ

치아님의 조언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두서도 없고.. 했던 얘기 또 한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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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일 먼저 하실 일은 욕심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마 “욕심이요?”하실 지도 모릅니다. 사연 주신 분의 메일 내용에서 사실 세속적인 뜻의 ‘욕심’이라고 보이는 행동은 거의 확인하기 어려우니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욕심’은 세속적인 욕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놓치기 싫은 욕심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하나 여쭤보고 싶습니다. 나는 손이 2개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 눈앞에 한 손에 하나밖에 들고 가지 못하는 짐이 4개가 있으며 나는 한 번 가면 다시 올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장 바람직한 답은 ‘마음을 비우고 2개만 들고 간다.’입니다.

지금부터는 사연 주신 분도 당연히 알고 계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라서 “이런 말은 누가 못해?”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 사연 주신 분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경제생활은 버는 돈의 범위 내에서 소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소비를 먼저 정해놓았는데 버는 돈은 그대로라면 부족한 돈은 ‘빚’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빚은 곧 내 무덤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경제적인 빚만 생기면 다행인데 더 큰 문제는 마음의 빚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미 정해놓은 지출대상은 충족하지 못하면 자책이고 충족하면서도 계속 마음의 부담입니다. 나는 지금 그렇게, 똑똑한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나 스스로 자신을 개미지옥으로 몰아넣는 이 바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일 먼저, 내 월급으로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우선순위는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이 먼저 기록되어야 합니다. 해야 하는 것 중에서도 급한 것이 우선이고 해야 하는 것이 다 끝나면 이제 하고 싶은 것의 경중을 따져 우선순위를 부여합니다. 그렇게 1번부터 우선순위 리스트가 작성되면 각 항목에 소요되는 비용을 적고 월급의 한도까지만 살려둡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잘라냅니다.

돈을 더 벌면 된다고요? 그건 더 벌었을 때 다시 리스트한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늦는 일도 있다고요? 그 순간 늦어서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빚을 조금 만들면 더 많은 것을 리스트에 넣을 수 있다고요? 그럼 리스트 따위는 만들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지금처럼 생활하시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너무 차갑게 말씀드려 ‘재수 없다.’는 생각까지 드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막상 해내고 나면 잘했다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가족의 생활비 지급이나 연인과의 데이트비용까지도 이 우선순위의 후순위라면 과감하게 잘라내야 합니다. 더 살벌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만약 내 지금의 상황이 미래의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도 놓아주어야 할 정도라면 나에게는 지금 슬퍼할 시간도 없습니다. 그럴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 고민을 해야 합니다. 살벌함을 넘어 정까지 떨어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단순하고도 명확한 논리입니다. 그래서 ‘똑똑한 초등학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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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