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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유증]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걸 상상하니 괴롭습니다.
상담사 치아
2017. 11. 12. 17:28
안녕하십니까 치아선생님. 20대 남자입니다. 연인과 이별한 후의 정리과정에 있어 힘든점이 있어 상담드리고자 합니다. 헤어진 원인은 이런저런 일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상대방의 마음이 식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다른 일들은 상대방의 마음이 식었다보니 저의 단점만 계속 생각하게 되고, 꼬투리 잡힌 것들이라 생각되네요. 그 사람은 마음이 식었다는걸 핑계로 지금 생각하면 헤어지기 전까지 저에게 참 못되게 굴었습니다.
일부러 못되게 말하고 싫은 내색 하기를 여러번 결국 이별을 통보하더군요. 물론 처음부터 상대방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 표현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더니 저렇게 매몰차게 변하더라구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저도 이 사람과 연애하는 것이 더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얘기를 하자고, 노력해보자고 해도 상대방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이별통보를 받고 저도 붙잡지는 않았습니다. 매몰차게 뒤돌아섰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한번이라도 나온 이상 더 이상 인연은 아니라 생각했고 힘들었던 순간이 많아 저도 많이 지쳤고,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생각했던 상대이자, 매순간 미래를 함께 그렸던 친구라 아직 많이 힘듭니다. 그 친구와 함께 공유했던 시간과 장소 모든게 선명합니다. 매 순간을 공유했던 사람인데 이젠 이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무얼하는지 알수도 없게 되는게 이별이네요.
하지만 이 공허함은 시간이 분명 치유해줄 것이고 원래 그 친구없어도 잘 살았던 저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괜찮아질거라 확신합니다. 다음 연애때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겠다와 더불어 너무 상대방에게 맞춰주지 않고 있는 저의 원래 모습도 조금씩 보여주며 건강한 연애를 해야겠다라고 반성도 많이했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마음이 식었을 때 저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에 대해 화도 나더라구요. "그런 말들을 듣고 왜 난 오히려 왜 내가 더 잘할게라고 했을까" "나는 참 소중한 사람인데, 상대방으로부터 그런 행동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정말 잘헤어졌다. 다음 사람은 부디 나의 진심어린 표현에 감사하고 나에게 더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야지"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제가 상담신청한 문제는,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때"입니다.
이 사람과의 인연은 끝났고 잘 헤어진것도 알고, 공허함이 들때마다 나를 위한 투자를 해서 그걸 채워가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른 이성과 스킨십한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미칠것같습니다.
헤어진후 상대의 SNS를 모두 삭제했고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았기에 실제로 다른 이성을 만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굳이 알고 싶지도 않구요... 이 망상은 계속 확장됩니다. 헤어지기 한두달전, 우리가 좋지 않았던 그 순간부터 이미 다른 사람과 연락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상대방의 마음이 이렇게 갑자기 식은걸 생각하면, 난 사실 환승이별을 당한건 아닐까 난 지금 이렇게 괴로운데 그 사람은 지금 다른 누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입니다.
물론 이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입니다. 제 전전여친이 어디서 무얼하든 감정의 동요가 전혀 생기지 않는 것처럼요. 전 아직 그 친구를 좋아한다는, 사랑한다는 애정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게 어쩔수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전 언제나 상대방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차였으니까요.
그렇게 잠이 많던 제가 요즘에 새벽4시만 되면 꼭 눈이 떠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또 괴로워합니다. 다시 잠에 들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전 이제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저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준 친구랑 더 이상 잘해보고 싶지도 않고, 이런 생각에 더 괴로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어떻게 생각하고 마음을 먹어야 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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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연에 적으신 모든 것을 ‘칭찬’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여자친구의 반응을 적절하게 해석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이별의 통보가 왔을 때 한번에 수용하신 것은 정말 멋진 신의 한 수입니다. 만약 틀린 해석을 하셨거나 아예 해석하지 못하셔서 미련을 가지고 매달리셨다면 정말 추한 내 모습의 막장을 확인하게 되셨을 수도 있습니다. 둘째. 이후 마음을 정리하는 행동과 생각 모두 건강하십니다. 다시 내 생활에 충실해지려는 노력도 “나는 참 소중한 사람인데, 상대방으로부터 그런 행동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정말 잘 헤어졌다. 다음 사람은 부디 나의 진심 어린 표현에 감사하고 나에게 더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야지."라는 생각도 모두 정말 바람직합니다. 맞습니다. 세상의 모든 ‘나’는 사랑받을 가치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이거든요.
지금까지 잘 대응해오셨기에. 고민이라고 말씀하신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역시 전혀 크게 걱정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당장 그것이 잠을 설치고 마음을 괴롭히니 빨리 없애버리고 싶으셔서 제게 메일을 보내신 거겠죠.
떠오르는 그 생각을, 물리적으로 내 머릿속에서 몰아내는 훈련을 권해 드립니다. 이 훈련은 잘 연마해서 익숙해지기만 하면 다른 상념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잠자다 깨면 심해지신다고 하니 ‘호흡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뇌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정보는 내가 의도적으로 멈춰 세우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곧 휘발되어 사라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언가를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소리나 색깔과 함께 기억하거나, 오감 모두를 동원하여 경험하거나, 그것을 접했을 때의 감정과 함께 기억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그것을 뇌에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따라서 반대로, 그렇게 강렬하게 각인된 기억을 사라지게 하려면 반복적으로 그 기억을 무의미한 정보로 만들면 됩니다. 무의미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이며, 기억을 무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마음을 괴롭히는 심상이 떠오르면 그 순간 ‘호흡에 집중하기’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눈을 감고 내가 얼마만큼 깊이, 또 자주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지, 호흡 간의 간격은 어떻게 되는지, 호흡할 때 가슴을 움직이는지 배를 움직이는지, 몇 초 동안 들이마시고 몇 초 동안 내쉬는지, 그렇게 내 감정이 잦아들 때까지 하나씩 하나씩 모두 확인합니다. 이후 호흡의 시간과 간격을 조금씩 늘려 가면 좋으며, 호흡은 가능한 한 깊이 들이마시고 오랫동안 내쉬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떠올랐던 심상이 희미해졌음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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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