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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고 있어서 불안합니다.
상담사 치아
2018. 11. 3. 13:30
안녕하세요 치아님 저는 나이가 많은 미혼입니다. 저는 요즘, 친구들은 숙제를 다 끝내고 다음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결혼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좋은 사람을 만나 자연스럽게 하는 결혼을 꿈꿔왔지만 그렇지 못했어요 결혼의 기회도 있었고, 남자들을 꾸준히 만나오긴 했지만 결혼까지 이어지진 않더라구요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고르고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툭 내던지는 말들에 가끔은 상처도 받아요 왜 남자친구가 없느냐, 결혼은 언제할꺼냐, 하긴 할꺼냐 오히려 가족들은 별말 하지 않는데 얼굴 몇 번 보지 않은 사람들의 무례한 질문에 가끔은 지쳐갑니다
저는 주변에서 예쁘단 말도 솔직히 많이 들어요 근무하다보면 처음보는 분들도 예쁘다고 말씀 자주하시구요~ 혼자 여유를 즐기며 살수있을 정도의 능력도 되구요 하지만 결혼을 못했다는 불안감, 나는 점점 더 나이들고 안예뻐질텐데 .그럼 정말 결혼을 못할것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얼굴 피부나 주름 , 외모에 집착하는 모습도 생겼습니다
빨간색을 찾아보자 마음먹으면 하루종일 빨간색만 눈에 보이듯 저는 하루종일 제 얼굴, 어리고 예쁜 여자들의 모습, 저의 외형적인 변화와 모습 그것에 온전히 관심이 쏠려 있어요 가끔은 외모에 집착하는 모습이 병적으로 느껴집니다 화장품을 과도하게 사고, 운동에 집착하고, 건강식품을 사들이구요 아직 제가 스스로 인지하고 자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집착적인 생각들이 하루종일 제 머릿속을 맴돌아요 결혼을 했으면 저는 제 외모에 이렇게 집착하지 않았을거란 생각도 했습니다
결혼이 답이되진 않겠죠 결혼하다고 불안하지 않고 행복만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런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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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메일에서 제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저는 요즘, 친구들은 숙제를 다 끝내고 다음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였습니다. 사연 주신 분의 불안한 심리를 정말 정확하게 표현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본 불안감일 것입니다. 굳이 나이가 아니더라도 때로는 능력이, 때로는 직급이, 때로는 출신학교가 같다는 이유로 내 머리 속에서 나의 ‘경쟁자’가 되어버린 사람들과의 비교. “빨간색을 찾아보자 마음먹으면 하루 종일 빨간색만 눈에 보이듯.”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그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불안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던 기억 말입니다.
하지만 우린 또 이런 기억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봐 내내 걱정했는데 실제로는 그때가 돼서도 그 일은 벌어지지 않았던 기억 말입니다. 해낼 수 없을 것만 같던 일이 내게 주어져 과연 내가 이 일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그토록 걱정했는데 막상 일을 잘 끝내고 난 다음에는 ‘에이, 결국 이렇게 될 걸 난 왜 그렇게 불안해했지?’라고 피식 웃게 되는 일 말입니다. 실제로 걱정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내 걱정과 무관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는 게 인생입니다. 왜냐하면 그토록 걱정되는 일은 내가 그만큼 노력하게 되니까요. 그러니 사연 주신 분도 결국 머지않아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걸 위해 본인도 모르게 지금 그 준비를 하고 계시는 거고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오달수는 최민식의 이를 뽑으려고 다가가며 이런 말을 합니다. “있잖아~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그러니까 상상을 하지 말아봐. 진짜 용감해질 수 있어.~~”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생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걱정은 모두 ‘미래의 일’이니까요. 뇌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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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