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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상담사 치아 2019. 2. 25. 13:38



그냥 누구에겐가 이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 치아님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 메일을 보냅니다. 무모한 현실도피일까요??? 살다보면 선택의 기로에 서서 갈등할때가 많이 있겠지요. 이조건 저조건 이마음 저마음 따지고 또 따져보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때론 후회하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떠나고 싶다" 는 아니였습니다. 매일매일 느끼는것이지만 이 도시가 싫습니다. 삶의 열정이 없어일까? 복잡한 도시. 숙숙 올라가있는 빌딩들. 바쁜사람들.. 차들의시끄러움. 난잡함. 이렇게 생각하는것은 나의 생각이 부정적이라서 그럴지는 모르겟지요. 나이들어서는 시골이나 조용한 산으로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꿈이 있었기에 몇년전 어떤 계기가 되어서 산속에 있는 땅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나혼자 가서 살수있을까??? 평생을 일하고 평생 자식을 키우면서 정신없이 살던 내가 아무도없는 그곳에서  혼자이겨낼수있을까? 가끔 퇴근하고 텅빈집에 들어설때 처음엔 혼자라는 자유와  평온함이 몰려오다가 한두시간 지나면 외롭고 불안하고 쓸쓸함을 느끼는 나 자신이 과연 그 산속에서 잘 살수있을지...


일하기 싫어서일까요? 현실 도피일까? 간절히 원해서일까? 나도 나를 잘모르겠습니다.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거같고, 아이들걱정 이것저것 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거 같고, 이생각저생각에 뒤척이다가 아이들에게 말하면 "엄마는 거기갔다가 두달도 못살고 뛰쳐나올거야 "이렇게 말합니다. 평생 직장에 다니던 내가 , 조용하고 할일없는 산속에서 어떻게 살까요? 오골계도 키우도 멍엉이도 키우고 나무도심고 야채도 가꾸고, 동물도 키우면서 충분히 살거 같은데.....


선택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선택한다면 그 선택이 목적이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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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가 이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라는 생각이 드실 때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영광이 저여서 정말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사연 주신 분에게는 치열한 고민이실 게 분명하지만, 저에게는 마치 한 편의 명상음악을 듣는 듯 깊은 사색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사연 주신 분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사연 주신 분과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도 언제나 답을 찾지 못하고 다시 황급히 마무리하던 주제에, 제가 사연 주신 분에게 무언가를 정답처럼 말한다면 그건 경험이나 깨달음에서 우러나온 말이 분명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기들은 저 같은 평범한 사람 말고, 더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번 답장에 저는 그냥 사연 주신 분과 ‘수다’를 떨어보려고 합니다. 함께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전 사연 주신 분이 ‘전원생활’을 하지 못하실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골계도 키우도 멍멍이도 키우고 나무도 심고 야채도 가꾸고, 동물도 키우면서 충분히” 잘 사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굳이 그 공간에서 ‘혼자’일 거라고 생각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나를 찾는 사람, 내가 찾는 사람, 지나는 사람, 그곳에서 만난 인연까지. 심지어 이 도시에서 항상 만나던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곳에서는 낯설고 새로우실 겁니다. 장소가 달라졌으니까요.


하지만 사실 내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나는 공간을 바꾸려고 하는가?’일 것입니다. 그 이유가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그 공간은 고작 ‘현실도피’일 것이며, 그렇다면 ‘외로움’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고, 그 생활에 쉽게 지칠 수도 있으실 겁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해야 할 고민은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입니다. 지금까지 ’아이의 엄마, 직장맘, 그리고 아내.‘로 살아오신 것처럼, 이제부터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느냐를 고민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노후생활자금에 대한 고민이 아닌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말입니다.


모든 숙제가 그렇듯이, 이 숙제 역시 자리에 앉아 고민한다고 풀어지지 않습니다. ‘나 홀로’ 여행을 떠난다고 그 여행길에 불쑥 영감이 떠오를 리도 만무합니다. 가장 좋은 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여 하나씩 실천하시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남은 인생의 절반을 쏟아 부어도 좋을 무언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행복할 것이며, 그럼 더는 도시가 싫지 않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 눈에 더 이상 도시 따위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그곳이 도시이건 시골이건 간에 난 내가 하는 일에 미쳐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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