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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보는 야동과 자위가 싫습니다

상담사 치아 2020. 7. 14. 16:17

 

결혼 3년 차 주부입니다. 남편은 성실하고 착한 남자입니다. 그거 보고 결혼했으니까요. 또 우리 둘은 천생연분이라고 할 만큼 성욕도 비슷합니다. 신혼 때는 거의 매일 섹스했고, 지금도 일주일에 3~4일은 할 만큼 둘 다 성욕이 넘칩니다. 저도 남편도 그 점은 정말 행복합니다.

 

문제는 남편의 야동 시청과 자위 패턴입니다. 내가 없는 시간이나 잠이 든 밤에 주로 그러는 것 같은데, 보는 영상도 남녀가 섹스하는 게 아니라 주로 여자 혼자 화면을 보면서 유혹하는 영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로는 만족이 안 돼서 딴 여자랑 하고 싶은 건가 싶어서 기분이 너무 나쁩니다. 자위하려면 차라리 나를 깨워서 섹스해라. 난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남자를 너무 모른다고 억울하다고 하네요. 처음엔 그래도 알았다고 조심하겠다고 하더니 비난이 반복되니 이제는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합니다. 자기가 무슨 바람이라도 피우거나 성매매라도 하고 그런 취급을 받으면 억울하지나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요. 나한테는 비슷한 느낌인데 남편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남편의 인터넷 검색기록을 찾아보면서 감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정신병에 걸릴 정도입니다. 정말 제가 너무 이해를 못해주는 건가요? 도대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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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야동 시청과 자위에 관한 문제는 정말 많은 아내분들이 힘들어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대개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의 차이로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사실 해결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사연을 읽으면서 우선 아내분에게 ‘남자라는 존재에게 야동과 자위가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에게 자위는 일상입니다. 거의 매일 경험하는 성욕을 안전하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자위를 많이 한다고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남자도 아니며, 남성에게 자위는 이성과의 섹스와는 또 다른 성격의 경험입니다. 따라서 ‘자위하려면 차라리 섹스하지’라는 말은 아마 남편분에게 크게 와닿진 않을 것입니다. 두 가지 사안이 주는 효능이 서로 다르기에 어느 날은 섹스하고 싶어도 어느 날은 그저 자위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러니 자위는 그냥 내 남자의 취미 정도라고 생각하고 인정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야동 역시, 특별하게 중독된 상태만 아니라면, 남자에게는 그저 하나의 소비대상일 뿐입니다. 내 남자가 야동을 본다고 해서 나를 향한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고, 나에게 만족하지 못해 보는 것도 아닙니다. 내 남자가 여자 캐릭터 피규어를 수집한다고 해서 나에 대한 사랑이 식었거나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이 부분은 실제 남성이 되어보지 않는 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 혹시 이해되지 않으시면 그냥 외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해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불편하고 그런 마음은 곧 관계파탄의 씨앗이 되니까요. ㅠㅠ

 

“검색기록을 찾아보며 감시하는 지경”이라고 말씀하신 상황을 저희는 종종 ‘마음 감옥’이라고 표현합니다. 살면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자신을 가두곤 하죠. 그리곤 괴로워합니다. 그 사람이 내 마음을 힘들게 한다고 비난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감옥을 만든 건 상대가 아닙니다. 그 감옥을 만든 건 바로 ‘나’입니다. 나 스스로 규칙과 조건을 만들고, 그 기준에 합당하지 않은 것은 모두 ‘옳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은, ‘상대’가 없는 혼자만의 삶이라면 굳이 수정하거나 돌아보지 않아도 되지만, 그 감옥으로 말미암아 스트레스받을지도 모르는 ‘상대’가 있다면, 이 역시 관계파탄의 씨앗이 됩니다. 내 마음속에서 나 스스로 무너뜨리면 그만인 그 감옥이, 어느 순간부터 내 삶을 조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내 마음의 감옥을 허물고 그 영역은 남편의 사생활로 남겨두시는 건 어떨지 제안드려 봅니다. 어차피 적극적으로 막으셔봤자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다른 방향으로 터져 나오는 풍선효과를 만들 뿐이니까요. 가장 바람직한 남녀 관계는 서로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입니다. 상대를 내 기준으로 다듬어 가지 마시고, 나 역시 상대의 기준에 연마되지 마세요. 그래야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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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