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다루는 법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치아 선생님!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나요? 요새 코로나 때문에 너무 뒤숭숭한데 선생님 부디 아무 건강의 문제 없이 잘 지내고 계시길 바라겠습니다! 예전에 한번 친구관계로 상담 드린 적이 있는데, 감사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연락드립니다. 이번에는 스트레스 문제입니다.
제 고민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니 조언하기 힘든 영역일테지만, 제가 생각할 때 제 현재 태도가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개선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스트레스 원인을 마주할 때, 주로 무던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감정을 폭발시키기 보단 스스로 꾹꾹 눌러담고, 일단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생각을 해봤자 상황이 바뀌지 않으니, 주관적인 생각을 버리고 객관적인 상황을 마주보자!'가 제 사고방식입니다. 이렇게 생활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큰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주변 사람들은 저를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웃기게도 저 스스로도 가끔 그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ㅎㅎㅎ
하지만 이 방식의 큰 문제점은, 무의식 속에서 나는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좋지 않았는데 좋게 넘어가려다보니, 그게 나에게 독이 되어 나중에 깨닫습니다.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꽤나 커져버린 채로 말입니다. 당연히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건데, 그때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한다면 언젠가 저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좀 더 아껴주고 지키는 방법을 깨닫고 싶습니다. ㅠㅠ 지금의 저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사실 여러 방식을 고민해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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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주신 분도 힘드실 텐데, 제 건강까지 물어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연 주신 분은 아마 타인을 많이 배려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참 좋은 분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참 다릅니다. 사연 주신 분처럼 ‘무던하게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 스트레스를 다루는 건강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언뜻 뻔히 받아버린 스트레스를 표현도 하지 않고 눌러 담는 것은, 대응 방법으로는 좋더라도 내 정신건강에는 좋지 않을 거로만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좋지 않은’ 경우는, 그저 겉으로만 표현하지 않을 뿐 속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입니다. 주로 인내하고 참는 삶을 살아오신 분들에게 많이 보이는 모습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타인은 내면을 볼 수 없으니 그 사건이 그 사람에게 별일 아닌가 보다 생각하지만, 실제 마음속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분의 가슴은 만신창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분에게 제가 항상 권하는 방법은 “이제부터는 같은 일을 경험할 때 살벌하게 화내고, 필요하다면 욕설도 마음껏 하세요.”입니다. 만약 사연 주신 분도 이런 경우라면, 울거나 노래 듣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소극적인 대응 대신, 내 안의 감정을, 그 순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극적인 대응은 그 순간의 감정은 숨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치유되진 않으니까요. 그렇게 격하게 대응해도 뒤끝만 남기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굳이 이 살벌한(?) 세상에서 나만 ‘천사’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무던하게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방식이 정신건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스트레스 주는 대상을 향한 레이더를 무디게 하고, 그것으로부터 나의 감정을 차단하는 분들이 주로 그렇습니다. ‘묻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상처받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정성을 다해 포스팅한 글에 욕설을 포함한 살벌한 댓글이 달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누군가는 씩씩거리며 그 댓글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리적인 답글을 달겠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던가.”라고 말하며 피식 웃고는 넘겨 버릴 것입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가슴에 묻어두는 것’과 같지만, 이후 내 감정의 뒤탈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다른 대응인 셈입니다.
이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그 누가, 그 어떤 일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려고 덤벼도 ‘왕자병과 공주병’으로 완전히 무장한 자존감 강한 나는 상처를 받지 않는 거죠. 따라서 이런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존감’ 키우는 연습을 통해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단련하셔야 합니다.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쏟아지는 자존감 관련 책이나 유튜브, 다양한 글들 모두 단련에 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그렇게 자존감을 구축하시고 나면, 지금 보여주고 계신 ‘무던하게 넘어가기’는 나와 타인 모두를 위한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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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