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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헤어질까요? 화해할까요?

상담사 치아 2020. 11. 6. 12:04

 

제게는 오랜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와 의견 충돌이 있었고 그 친구가 제게 한 말들이 너무나 큰 상처가 되어 몇날 며칠을 울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들을 되새기고, 일부러 되새기지 않더라도 갑자기 떠올라서 일상생활 중에도 눈물이 나왔습니다. 물론 얼마 후 연락을 취해 그 친구와 다시 이야기하여 풀었습니다. 웃으며 마무리했지만 그 후로도 계속 저는 괴롭습니다. 그 친구도 그일로 저와 멀어진 것 같습니다. 이제껏 그 친구에게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내가 전화하면 전화를 받는 정도입니다.

 

지난 밤 그 친구가 꿈에 나왔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 친구를 신경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간관계가 좁아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마저 잃을까봐 무섭고 두려우면서도 떠올리기만 해도 괴로운 친구를 여전히 끌어안고 있어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창시절과 회사생활 당시 왕따를 당한 적이 있고,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해 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제겐 오직 이 친구밖에 친구가 없다는 생각에 제가 그 친구에게 더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리 때처럼 예민해지고 우울해지는 시기가 오면 꼭 이 친구 생각이 나고 이렇게 친구가 없는 삶이 과연 괜찮은 삶인지 무섭고 두려워서 눈물이 납니다. 제가 그 친구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다정하게 대하는 게 정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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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심리 상담사입니다. 그래서 제 주위 분들은 제가 넓고 탄탄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틀리진 않습니다. 가능하면 많은 분과 스스럼없이 만나고 대화하며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제 즐거움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절대 허용하지 않는 두 가지 종류의 인간관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인간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일방적으로 나만 그들을 바라보는 인간관계입니다. 둘 다 저는 단호하게 끊어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인간관계는 차라리 없는 것이 제 삶에 도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면 많은 분이 뜻밖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상담사이니까 상대의 마음마저 배려하고 어루만지면서 불편한 관계도 원활하게 이어갈 거로 생각하시는 거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단호합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굳이 왜 그렇게까지 해서 그 관계를 이어가야 하죠? ‘나’를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이기에, 주인공이 마음껏 연기하는 데 방해가 되는 보조출연자는 촬영장에서 내보내는 게 맞습니다.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해 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제겐 오직 이 친구밖에 친구가 없다는 생각에 제가 그 친구에게 더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나는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지 말입니다. 아닐 겁니다. 그랬던 과거가 있을 뿐이고, 지금도 변함없이 잘 사귀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행동하지 않았을 뿐이지, 지금의 내가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지 아마 사연 주신 분은 확인해보신 적이 없으실 겁니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담스러우시면 그 만남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그들을 향해 밝게 웃어만 주세요. 장담컨대 반드시 좋은 벗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그 친구분과의 관계는 전적으로 ‘나’의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지난밤 그 친구가 꿈에 나왔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 친구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지만, 꿈에 특정 인물이 나오는 것과 그 꿈의 진짜 의미는 대개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헤어진 정말 사랑했던 연인이 꿈에 나왔다고 해서, 내가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있다거나,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실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뇌는 자기만의 영화(꿈)를 만드는 데 있어서 그 사람의 기억 속 다양한 자산을 무작위로 활용합니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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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