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매정하게 끊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런 질문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잘못된 것을 알면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과
잘못된 것을 모르며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을 이해할 수 있냐는 질문이요. 저는 저 질문을 보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의 사람을 선택했어요. 따지고보자면 악의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순수악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최근 문제를 안겨준 사람은... 글쎄요. 조금 심란했습니다. 장난이라며 계속 시비를 걸어대고, 기분나쁜 티를 내어도 눈치가 없어 또 웃으며 장난치고. 사과를 하면서도 장난스럽게. 둘만의 대화를 타인이 있는 데에서 이무렇지 않게 떠들어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않으며 결국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이 판단이 맞았나 하는 걱정이 드네요. 그 사람은 제가 볼 때에 순수악을 가진 사람이었거든요. 그저 눈치 없이 계속 장난을 친 것 뿐이고, 저 또한 기분나쁜 표현을 하고 눈치를 주었어도 직언은 한 적 없으니 너무 야박했나 싶기도 했습니다. 제 판단이 맞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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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정말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그 관계 중에는 심적으로 또는 물적으로 내게 도움 되는 관계도 있고, 정반대의 관계도 있죠. 어떤 관계는 취하고 어떤 관계는 버리며, 어떤 관계는 상처받아도 복원하고 어떤 관계는 단 한 번의 상처만으로도 끊어내는 기준은 오로지 ‘나’이어야 합니다. 그게 가장 후회 없는 선택입니다.
또,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시점 역시 ‘바로 그때’이어야 합니다. 비록 내가 판단하고 실행한 행위의 결과가 나중에 나쁘게 돌아왔더라도, 그 행위를 할 때를 기준으로 내가 그 행위를 할만했다면 그건 할만했던 일이라는 뜻입니다.
나에게 불이익을 주는 누군가를 내 인생에서 지워내는 일은, 언뜻 너무도 당연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 사회는 결코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기에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우린 어려서부터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도덕교육을 받아왔기에 더욱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연 주신 분은 그 어려운 일을 명쾌하게 해내는 분입니다. 그만큼 명확하고 단호하며 자신을 위한 바른 판단을 할 줄 아는 분이라는 뜻이죠.
그런 분이, 비록 잘 모르고 나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나의 인생에서 지웠다면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직언은 한 적이 없으나”라고 하셨지만, 분명히 기분 나쁜 표현도 하고 눈치도 주셨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다한 셈입니다.
내 본능이 내린 결정을 의심하지 마세요. 만약 내가 판단한 것 이상으로 나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면 당시에 나에게 어떤 모습을 보였더라도 내 대응이 달랐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럴 만 하니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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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