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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시청] 내가 자고 있는데 내 방에서 봤습니다.
상담사 치아
2017. 12. 19. 11:58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전에 상담메일을 보냈던 사람입니다. 선생님의 메일 답장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익숙함의 양면성이라는 명언도 되새김질하면서... "부부와 달리 연인은, 노력해도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면 헤어질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설레는 사랑을 시작할 권리가, 연인에겐 있습니다." 이말을 생각하면서.. 그래도 지나온 정이있어서 변화를 추구하며 "관계수업"이라는 책도 선물하며 대화를 많이 하긴하였습니다만.. 남자친구는 잘 변하지 않더군요. 아마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안정감때문이겠죠...
그러다 근래에 일이터지긴했는데.....이별을 할까생각중입니다...남자의 심리를 잘 모르기에.. 선생님께 한번 더 여쭙고자 메일 드립니다...
데이트하고 저희 집에서 같이 자고 다음날 아침에... 제가 자고있는데... 아침에 야동을 보았더라구요....저희집에서 몰래보는 것도 싫은데.. 제가 자고있는데 건들이지조차 않고 보았다는 생각에 상당히 불쾌하고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남친에게 이전에 좋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 또 그러다니 자존감도 상하고 상당히 기분이 안좋다 라고 좋게 이야기 했는데... 돌아오는반응은 " 내가 큰잘못 한것도아닌데, 나를 몰아붙이지 마라.. 물론 내가 안보기로 했는데 본건 잘못이지만.. 야동을 본다는거에 대해서는 잘못한것도아니고...니가 남자가 아니여서 모르는거니 너도 섭섭해할 필요도없고 속상해할 필요없으니 그러지 마라... 보통남자들 대부분의 일탈이 스스로 자위하는 것이며.. 남성의 본능과 욕구를 억제하기 위해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그걸 어기는게 다른여자랑 자고 바람나는 것이지 않느냐.. 일반 남성들이 도덕적인 관념이 있기에 다른여자와 자는 것을 택하지 않고 스스로 자위를 한다..." 라고 하더군요...
야동을 보는거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한적도없고 몰아붙이는듯이 이야기하는 스타일도아닙니다..그저...저는 야동을 보되 꼭 그걸 우리집에서 왜 봐야하는지.. 적어도 제가있을때만큼은 안그랬음 좋겠다하였고.. 속상한 마음을 알아달라는거였지만 정반대로 훈계아닌 훈계를 하더군요... 솔직히 뭐가 팩트인지 모르는구나싶어서.. 그렇게생각하겠다 무슨말인지 잘 알겠고, 난 몰아붙인적 없고 그냥 속상하다고단지 이야기를 한 것 뿐이지 라며 대화를 끊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이기적인 면모는 있지만... 이런반응일줄이야 몰랐습니다... 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없는것인지.. 제가 기분좋게 이야기했음에도 제가 잘못한건지.. 치아선생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제가 보았을땐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싫다는 건 안하려 노력하고 서로 조율하고 맞춰주는게 맞다고생각됩니다..
그저 제가 속상하다고 이야기한 것이 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린걸까요?....왜하필 저희집에서 보는지도 납득이안갑니다.. 특별히 저희집에서 보면 더 흥분되는 판타지야 있을순 있겠지만.. 굳이 여자가 싫다는 걸....제가 자고있는데 봤다는 것이 더 소름끼치기도 합니다....
좋은 남자가 아닌 것같다는 느낌은 듭니다.. 아니면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다 저런지도 의문이구요... 바쁘신데 답장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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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분의 이야기만 듣고서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적어도 사연 주신 분의 이야기 속 남친분의 모습은 다분히 ‘이기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여도 좋을 만한 모습입니다. 사연 주신 분이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했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본인 자신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입니다.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싫다는 건 안 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조율하고 맞춰주는 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상대가 소중한 만큼 상대의 말은 내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옵니다. 반대로 내게 있어 상대의 가치가 낮아진 만큼 상대의 말에 대한 반박횟수도 증가하게 됩니다.
‘여친의 집에서 여친 몰래 야동 보는 심리’에는 ‘스릴과 긴장감’이 있습니다. 여친이 그 행동을 싫다고 했음에도 반박하고 정당화한다는 것은 그것으로 받게 되는 여친의 상처보다 ‘스릴과 긴장감’을 경험하는 나의 체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순위가 상대에게서 나로 이동했다는 것은 관계의 유통기한이 지났음을 의미합니다.
여전히 사랑하고 계신다면, 제 이야기들이 무척 아프실지도 모릅니다. 의도치 않게 괴롭혀 드리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ㅠㅠ 하지만, “남자의 심리를 잘 모르기에 선생님께 한 번 더 여쭙고자 메일 드립니다.”라고 하셨기에 아프시더라도 정확하게 아시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아는 것에 머무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지식은,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를 갖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처리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버리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그 음식이 냉장고의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 음식을 구매하기 위해 지급한 비용이 아까워서입니다. 우리는 종종 그 ‘아까움’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말로 포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방치된 음식은 결국 먹을 수 없습니다. 계속 냉장고 한편에서 썩어가면서 다른 음식에도 영향을 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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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