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흉터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치아님. 저는 20대 여성입니다. 제 몸에는 어릴 때 받은 수술로 남겨진 커다란 흉터가 있습니다. 수술 자국이 있기도 하고 스스로 이성에게 제 자신을 방어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제대로 남자를 사귀어 본 적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저의 콤플렉스 때문에 제가 남자에게 상처를 받거나, 나중에 관계를 할 때 상대방이 충격을 받을까 걱정됩니다. 아무에게도 다가가지도 못하겠고 다가오더라도 거부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많이 외롭고 이제는 여자로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남자들은 이런 아픔이 있는 여자와 관계를 나눌 때 그 부분이 많이 신경이 쓰일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이 콤플렉스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결국 전 남자를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로 저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흉터를 제외한 외모나 몸매 관리를 누구보다 뛰어나게 합니다. 근데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데 결국 저의 모든 것들을 알게 되면 저를 멀리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

 

저는 어릴 때 몸이 아주 허약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말랐다고 놀림을 받은 적도 있고, 중학생 때는 여자(사람)친구에게 “남자가 뭐 그러니?”라는 비난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놀림도, 그 여친의 한마디도 제겐 무척이나 모욕적이어서 큰 상처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기억은 생생하게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ㅠㅠ

 

덕분에(?) 저는 성인이 될 때까지, 평생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한 채 살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여자가 이런 약하고 남자답지 않은 남자를 좋아하겠느냐는 생각만 가득했죠. 하지만 제 걱정과 달리 좋아해 주는 사람은 있었고, 저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절대 위로 드리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개의 신체적인 콤플렉스는 나 스스로 만든 것일 때가 많습니다. 내 몸은 내가 너무도 잘 알기에 내 몸이 다른 사람과 조금만 달라도 나에게는 그것이 하늘처럼 크고 중요하게 생각되곤 하는 거죠. 그런데 막상 타인에게는 그것이 보이지도 않을 때가 많습니다. 물론 다수의 연인을 만나다 보면 때론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성을 만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남자가 뭐 그러니?”라는 말을 한 여친처럼 말입니다. 근데 정말 중요한 건, 나 역시 그렇게 ‘함부로’ 말을 하는 여성에게는 단 1%의 관심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내게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이 나에게 하는 말에 내가 영향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나에게 친절한 사람들만 함께해도 시간이 부족한 짧은 인생이거든요.~

 

사람들은 종종 타인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상처는 타인이 준 게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는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에게 누군가 “넌 왜 그렇게 못생겼니?”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아마 ‘저 사람은 정말 미적 감각이 없구나. 좀 불쌍하다. 사람 볼 줄 모르네. 쯧쯧’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내 마음의 상처는 내가 만들 수도, 내가 만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장담컨대 몸에 흉터가 있다고 여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일까?’라고 생각하니까요. 만약 지금,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끈을 자르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나’라는 깨달음이 오셨다면 지금부터는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몸 자존감 회복'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은 책 '밤의 숨소리' 127페이지를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세상 모두가 등을 돌려도 적어도 ‘나’만은 평생 무조건 내 편이어야 합니다. ㅠㅠ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