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성매매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음...블로그 보고 힘이 많이 되어 메일까지 보냅니다. 저 또한 힘든시간을 보냈고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차례 국가인증기관 상담센터도 다녀봤지만 더 악화되어가는 부부관계가 느껴져 상담메일 보냅니다.

 

남편이 성매매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검색과 문자, 전화 카드 결제내역. 모든 증거가 결국 하나의 결과를 말해주더군요. 그때부터 지옥이었어요. 온갖 상상들. ..신뢰는 바닥...진심조차 왜곡 됐어요. 매일 비명과 욕설, 폭력과 자해가 반복되면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는지 억울했고, 남편이 밉고 또 미웠습니다.

 

그러다 상담도 받고 유투브도 보고 블로그도 보고 관계회복하려고 공동의 목표 설정하고, 피해자 가해자 따지지 말고 서로 원하는거 적어보고 쿠폰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지켜지는듯했고 그전부터 남편은 많이 반성하고 있었어요. 그치만 한번씩 억울하고 분한 화로 인해 제가 남편한테 또 다다다 하면 남편은 지쳐했죠. 어느 순간부터는 또 그얘길하며 제가 따지면 지친듯 답답해죽겠다네요. 한번씩 제가 욱해서 ㅈㄹㅈㄹ할땐 못참고 못견디겠다고 화를 냅니다. 어젠 결국 이혼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이렇게 신뢰가 깨어졌는데 제가 회복이 가능할까요? 남편이 더 거짓말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자꾸 의심이 되어 하루에도 수십번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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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사연의 모든 글귀 하나하나에 사연 주신 분의 상처가 깊이 담겨 있어, 사연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지금 사연 주신 분이 경험하고 계신 감정의 상처는 그야말로 지옥이 아닐까 싶습니다. ㅠㅠ 우선 마지막에 주신 질문에 답변부터 드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이렇게 신뢰가 깨어졌는데 제가 회복이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다만, 사연 주신 분의 마음 상처가 아무는 데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아내분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확실한 남편분의 의지와 노력이 꼭 필요하고, 그렇게 사연 주신 분의 마음에 남편을 향한 신뢰가 쌓여가는, 정말 길고 험난한 과정을 견뎌내셔야 합니다. 즉, 당장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어렵겠지만, 반드시 회복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사실 사연을 읽으면서 남편분의 의지와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아내분은 자신도 모르게 불쑥불쑥 분노가 터질 수밖에 없는 시기이므로, 이럴 때 남편분이 하셔야 할 행동은 “못 참고 못 견디겠다고 화를 냅니다.”이거나 “어젠 결국 이혼 소리까지 나왔습니다.”가 아니라 아내분의 마음이 충분히 풀어지는 그 순간까지 반복적으로 사과하면서 동시에 변함없이 의지와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내분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씩이라도 풀어져 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내분의 변화가 정하는 거지, 남편분 감정의 깊이가 만드는 게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남편분의 지금 반응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ㅠㅠ

 

하지만 ‘자신을 향한 비난을 견디는 능력’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아내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분에게 극복의 의지와 다짐이 확고하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회복할 자신이 있음에도, 단지 남편분은 현재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부부관계를 회복하고 신뢰를 구축하여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연 주신 분도 지금보다 조금 더 노력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안의 분노를 충분히 터뜨려주는 것도 정말 중요한 가치이지만, 부부관계의 끈을 놓치는 것도 사실 한순간이거든요. ㅠㅠ

 

아내의 반복되는 분노를 남편이 받아주지 못하고 함께 분노하면서 부부가 다시 다투게 되는 이 과정이, 치유될 수도 있었던 가정을 망가뜨리는 모습을 꽤 많이 보아온 상담사로서, 간절하게 부탁드려보고 싶습니다. 너무도 뻔한 조언일지 모르지만, 아내분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감정을 자제하려고 노력해주실 수만 있다면, 남편의 의지를 더 굳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부부 상담이라면 남편분에게도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지금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아내분뿐이니 이렇게 아내분에게만 큰 짐을 지워드릴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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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