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한 남편이 정말 밉습니다. ㅠㅠ
남편이 5년 전에 성매매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날부터 우리 집은 지옥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옥이 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네요. 울다 자해하고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시 대성통곡하며 남편에게 욕설을 퍼붓는 날의 반복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차분해지려고 노력하지만 그러다 곧 다시 폭발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내가 출근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혼을 원한다면 해줄 수밖에 없지만 자기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고, 아이를 원하면 양육권도 포기하겠지만 다시 생각해봐 달라고. 평생 속죄하면서 산다고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진심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이런 남자인 줄 알았다면 당연히 결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가치관으로는 제 생각으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누군가는 5년이나 지난 일로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냐 하고 남편도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성매매를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믿지 못하겠는 건 둘째치고 5년이 지났다고 그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은 과거지만 그때는 현재이기도 했고요.
이 가정이 깨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고 싶은데 깨질까봐 흔들릴까봐 겁이 나요..머리로는 다 알겠어요.. 지금은 현재고 과거 5년 전 일로 이혼하는거는 아닌거 알겠어요..근데 지금 신랑에 대한 신뢰는 다 깨졌고 배신감도 실망감도 너무 커요.. 반 년넘게 여태까지 그 일로 싸우는거면 말 다했죠.. 중간중간 사이도 좋았다가 결국에는 그 얘기로 또 싸워고.. 사사건건 다른 일로도 싸움이 잦아요...지금 신랑도 저도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요 한 번 깨진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울꺼 같고 막막해요 지금 너무 힘들어요.. 왜 이걸 떨쳐내지 못하는지
괜찮다가도 그 기억이 나면 감정이 컨트롤이 전혀 안돼요 또 괜찮다가 한없이 미워지고 싫어지고.
별거나 이혼이 답인걸까요?? 잘못한건 저 사람인데 왜 제가 잊으려고 노력하고 덮으려고 노력하고 생각안하려고 다른데 집중하고 해야되나요?? 왜 잘못한건 신랑인데 이런 노력은 왜 제가 해야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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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이나 그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계시는 중이니 말입니다. ㅠㅠ
우선 마지막에 주신 질문부터 답변드려보겠습니다. “잘못한건 저 사람인데 왜 제가 잊으려고 노력하고 덮으려고 노력하고 생각안하려고 다른데 집중하고 해야되나요?? 왜 잘못한건 신랑인데 이런 노력은 왜 제가 해야되나요.”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지금 사연 주신 분이 상대하고 계신 것은 ‘남편분’이나 ‘남편분이 저지른 악행’이 아니라, ‘생각을 만들고 있는 나의 뇌’이기 때문입니다. ㅠㅠ
남편분이 한 행동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나쁜 행동입니다. 변명의 여지도 없으며, 5년 전 일이라고 해서 그 나쁨의 강도가 낮아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받는 충격도 당연합니다. 몇 년을 함께 살아왔다거나 아이가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일로 말미암아 지금 내가 이토록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심지어 점차 망가지고 있는 게 보이니 사실 지금 내가 서둘러 해야 할 일은, 나를 망치고 있는 이 사건으로부터 나를 떼어내어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별거가 됐건, 이혼이 됐건 말입니다. 그런데 사연 주신 분은 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부터 찾아내셔야 합니다. 내 안에서 그 이유를 찾아내셔야 지금 자기 자신과 하는 이 싸움을 끝낼 수 있습니다. 나는 얼마든지 혼자 살아갈 경제적 능력도 있는 사람이고, 남편이 한 그런 행동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여전히 이 가정을 지키려 하고 무언가 극복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 안의 누군가는 “어떻게 이런 상황을 참고 살아? 당장 끝내.”라고 말하고 있고, 내 안의 다른 누군가는 “극복할 수 있을 거야. 남편 말이 모두 사실이고 다시는 그런 짓을 안할 수도 있잖아.”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이 두 자아의 싸움을, 어느 한 편의 완벽한 승리로 종식시키지 않는 한, 앞으로도 사연 주신 분의 마음은 지속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괴로울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 결혼생활은 변함없이 지옥일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관이라면, 서둘러 소중한 ‘나’를 과감하게 그 사건으로부터 떼어내어 보호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은, 그런 강력한 가치관을 지닌 분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닙니다. 안 되는 일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시면 지옥만 반복될 뿐입니다.
하지만, 내가 지닌 가치관이 ‘가족’을 해체할 만큼 강력한 건 아니라면, 지금부터 하셔야 할 노력은 나의 가치관을 파괴하는 일입니다. 그 가치관만 없다면 난 적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인생은 고통스러운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 중 어느 한 편을 선택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행복한 ‘평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주저하며 괴로워하지 말고 당장 어느 한 편을 선택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장담컨대 어느 편을 선택하시건 그 이후에 오게 될 미래의 모습은 결국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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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