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유부녀는 사랑하면 안 되나요?
중년 남성입니다. 남들은 불륜이라고 욕하겠지만 저희는 정말 사랑했습니다. 단순히 몸 정이 아니라 마음으로 깊이요. 솔직히 저는 이혼하고 그녀와 다시 결혼할 계획도 세우고 있었고요. 그런데 그녀는 어차피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이루어져도 끝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 이제는 전화도 안 받고 만나주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녀를 힘들게 하면서 자꾸 연락했더니 어제는 드디어 차단까지 한 것 같더군요.
저는 그녀가 진심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받게될 상처가 두려워 그러는 거지 정말 헤어질 마음은 없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계속 제 연락을 피하니 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만 마저 연락을 끊으면 우리 사이는 완전히 끝날 것 같은데 그게 쉽지 않네요. 하루에도 열두번 그래 이대로 정리하자 싶다가도 다시 그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치아님. 자꾸 변하는 마음 좀 잡아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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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변하는 마음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셨지만, 사실 제가 사연 주신 분의 마음을 잡아드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변화한다면 그건 그분 안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마음 전쟁’의 결과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타인의 이야기로 그렇게 쉽게 변화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조언으로 변화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마음의 반작용’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하나를 강요하면 다른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는’ 마음의 반작용을 경험합니다. 공부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들어오셔서 “공부 좀 해라.”라고 하시면 그냥 다 때려치우고 놀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바로 그런 심리입니다. 따라서 제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입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면, 사연 주신 분의 마음속에는 반대 방향으로의 불씨도 피어오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이야기 대신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메일의 시작 부분에서 “타인의 마음에 변화를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연 주신 분은 바로 그 불가능한 일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계십니다. 어차피 하셔봐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며 설사 백 분의 일의 가능성으로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어차피 곧 같은 고민을 다시 하게 되실 일을 말입니다.
또, ‘그녀를 힘들게 하면서 자꾸 연락하는 노력’은, 내 입장에서는 ‘노력’이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스토킹’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때나마 사랑했던 분에게 ‘스토킹’이라는 상처를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경험으로 그녀의 기억 속에 악인으로 남는 것 또한 원하시는 바는 아닐 거로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그녀를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언제까지고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다시 열리면 그때는 나에게로 돌아와 주세요.” 정도의 메시지를 남긴 후 더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아름답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 방향이 됐건, ‘나’를 위한 가장 건강한 결론에 스스로 다가서실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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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