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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권리
상담사 치아
2022. 4. 2. 20:25

화장은 많은 여성의 얼굴을 더 아름답게(?) 꾸며주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모습은 내가 아닙니다. 물론, “아니요. 그 모습도 엄연히 나입니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 역시 내가 창조한 나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시려면, 화장하지 않은 나의 모습에도 떳떳하고 자신 있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분은 ‘정말 자존감이 높은 분’입니다.
보정속옷은 대외적으로 예쁘다고 평가받는 몸매를 만들어주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그 ‘예쁨’을 얻기 위해 ‘빠른 소화와 원활한 혈액순환’을 포기해야 한다면, 우린 우리의 몸에게 ‘도대체 왜 그런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 몸을 건강하게 지켜줄 의무가 있으니까요.
미디어는 연일, 신체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하고 평가하며, 우리는 그 기준에 나를 맞추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겨드랑이나 다리, 심지어 음부의 털을 미느라 고통을 참아야 하고, 봉긋한 가슴선을 위해 우리 몸은 온종일 브래지어에 짓눌려야 합니다. 질염 때문에 찾아간 산부인과에서는 “그런데 혹시 그런 제안 받아보신 적 없으세요? 오른쪽 소음순을 조금만 잘라내면 좌우대칭이 되어서, 남편이 더 사랑해주실 것 같은데.”라는 말을 듣고, 거리의 광고판에는, 포토샵으로 보정된 얼굴과 몸매를 지닌 여성의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를 좀 봐. 네가 얼마나 못났는지 알 수 있을거야.”라고 속삭입니다.
도대체 이 기준, 누가 정한 걸까요? 여성의 몸에 털이 있는 건 징그러운 것이고, 브래지어를 하지 않으면 가슴이 처지고 처진 가슴은 예쁘지 않다는 기준 말입니다. 분홍색으로 밝게 빛나며 좌우대칭이 선명한 외음부가 사랑받는 몸이고, 우윳빛 하얀 피부에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 군살 하나 없는 날씬한 몸매와 탱탱한 피부가 미의 기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게, 과연 정말 인간이 본능적으로 타고난 아름다움을 향한 욕구일까요? 그런 모습을 만들기 위해, 촬영한 나의 사진을 보정하고, 필터를 거쳐 새롭게 창조하여 SNS에 올리면 그게 과연 정말 ‘나’인지요?
우리 모두 ‘아름다움’의 기준에 관하여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진 몸, 그 자체가 ‘아름다움’입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얻지 못했던 다양한 사회적 권리를 현대에 들어와 많은 여성분이 되찾고 있듯이, 이젠 내 몸의 권리도 되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다 함께 힘을 모아 한목소리로 이야기하고, 함께 행동해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부족해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지금의 내 모습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모습이며, 그것이 곧 ‘아름다움’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얼마나 자기 몸에 자부심을 지니고 계시는지요?
PS.
UN이 작년 12월부터 내 몸의 권리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Bodyright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야기한 것과는 조금 다른 캠페인이긴 하지만, 이 움직임이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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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