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남친이 나 뚱뚱하대요 ㅠㅠ
상담사 치아
2022. 4. 10. 13:12
저는 살면서 단 한번도 제 몸에 관하여 불만을 갖거나 부끄러워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남친으로부터 뚱뚱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좋다고는 하는데, 좋은 게 무슨 소용인가요? 사랑하는 여자에게 뚱뚱하다는 말을 쉽게 하는 남친에게 정말 크게 실망했습니다. 창피하고 부끄럽고 화도 나고 해서,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묻는 남친을 길에 버려두고 그냥 집에 와버렸어요.
남친에게 이유를 말해야겠죠? 그래야 다음부터 그런 말을 하지 않겠죠?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알려주세요. ㅠㅠ
-------------
사연 주신 분이 자기 몸에 관하여 큰 불만이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날씬한 내 몸에 만족하고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나는 어떠한 외부의 평가에도 의연하게 나의 몸을 바라볼 수 있는, 단단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었는지 말입니다.
타인이 하는 몸에 대한 평가는 때로는 마법처럼 나를 들뜨게 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내 감성을 찢어 놓습니다. 예쁘다, 멋있다는 말들은 그 자체로 나를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살쪘다, 못생겼다는 말들은 그 자체로 나를 세상의 깊은 바닥으로 추락시켜 버리죠. 너무도 당연한 감정의 변화입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강한 분들은 추락한 그 바닥에 그다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누군가의 평가 따위는, 내 진짜 정체성을 규정하는데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데, 누가 감히 주인공을 평가한단 말입니까? 고작 대사도 몇 개 없는 조연들이 말입니다.
자존감 강한 분들의 또 다른 특징은, 칭찬으로 들떠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꼈던 그 감정 역시 오래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언뜻 그런 이야기는 내 자존감을 높여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니거든요. 살다 보면 그 반대의 상황은 언제건 오니까요. 정말 높은 자존감은 타인의 평가가 무엇이건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질문을 하나 드려보고 싶습니다. 정말 내가 받은 감정을 남친분에게 이야기해서 다음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게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내가 좀 더 강하고 단단한 자존감을 장착하는 것이 나을까요?
PS. 그냥 ‘통통한’ 몸이 아니라 ‘뚱뚱한’ 몸을 좋아하는 남성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진심으로 가끔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하는데, 제 아내도 안 믿어요. ㅠㅠ 절대 놀리거나 할 의도가 아니라 남친분은 진심으로 좋은 걸 좋다고 말한 것뿐입니다. ‘남친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가진 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믿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