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환승연애로 버림받았습니다.

상담사 치아 2024. 4. 8. 12:02
 
남친이 환승연애를 했고, 제가 버림받았습니다. 어이없는 건 환승연애는 대개 구 여친을 버리고 새 여친에게로 갈 때 하는 말인데, 제가 새 여친인데 버림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너무 웃긴 게, 나랑 사귈 때는 분명히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했거든요. 근데 나랑 사귀는 중간에 다시 만나기 시작한 거예요. 그리고 그 여자가 다시 좋아졌다고 나랑 헤어진 거죠.
 
미치겠는건, 제가 자꾸 남친 SNS에 들어가서 둘이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는 거예요. 제가 왜 이런걸 자꾸 보면서 스스로를 더 아프게 하는지 저도 사실 모르겠어요.
 
회사 동료인데, 그냥 만천하에 다 터트려서 회사에서 매장시켜 버리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저를 드러내면 저도 다칠 수 있으니까,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그 남자가 얼마나 나쁜놈인지 알리고 싶어요.
 
그런데 더 어이없는 건, 그 남자가 다시 저에게 오길 바라고 있다는 거예요. 미친 거죠. 저 좀 이 지옥에서 벗어나게 조언부탁드립니다. 너무 괴롭고 아픕니다.
 
--------------
 

“제가 왜 이런걸 자꾸 보면서 스스로를 더 아프게 하는지 저도 사실 모르겠어요.”
 
가끔 주식 매매를 하는 내담자분을 만나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익을 보고 팔던, 손해를 보고 팔던, 한동안은 이미 팔아버린 주식이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자꾸 확인하게 됩니다. 아마 내가 팔아버린 이후 더 폭락한 주식가격을 확인해야, 팔아버린 내 행동이 합리화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상한 대로 폭락했다면 씩 웃고 다시 그 주식을 확인하는 일이 없지만, 만약 반대로 폭등했다면 난 이후로도 꾸준히 자꾸 그 주식가격을 확인합니다. 폭락한 걸 꼭 보고 싶거든요.”
 
인간의 심리는 모든 상황에서 유사하게 적용되기에, 이런 심리는 연애에도 적용됩니다. 헤어진 그 사람이 엄청나게 불행해져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우린 계속 자기 심장을 자기 칼로 찔러대며, 그 사람의 소식을 찾고 또 찾게 되죠. 나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거나, ‘아직도 사랑하는 건가?’하며 의아해하지만, 사실 이건 그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일종의 자기 보호기제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하는 거죠.
 
리처드 칼슨이 쓴 ‘행복의 원칙’이라는 책에는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느낌은 자기 생각에 따라 만들어진다. 슬픈 생각을 하지 않으면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화나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분노를 느낄 수 없다.” 쉽게 말하면, 아무리 외부의 어떤 요인이 나를 자극해도, 스스로 그것을 원인으로 인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슬플 이유도, 화를 낼 이유도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억울하고, 괘씸한 감정이 커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그 남자가 얼마나 나쁜놈인지 알리고” 싶기도 하고, 실연의 상처가 너무도 감당하기 벅차고 힘들어서, 차라리 “그 남자가 다시 저에게 오길 바라”기도 하시지만, 조금만 버티시면 곧 스르르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느낌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모든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희미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게 ‘인간의 기억’입니다.
 
다만, 그때의 아팠던 감정은 이후에도 그대로 박제처럼 마음에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감정마저 깨끗하게 씻어주려면, 그 나쁜 감정이 있던 자리를 계속 좋은 감정으로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쁜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비로소 모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으니까요.
 
꼭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노력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커뮤니티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온전히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그 감정, 6개월쯤 후엔 반드시 이불킥의 대상이 될 만큼 사소해지게 될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