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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 한 명를 많이 괴롭혔는데,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학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보면서 너무 반성이 되고 죄책감이 듭니다. 꽤 지난 일이지만, 그리고 이제 그 친구는 다 잊었을지도 모르지만, 사과할 수만 있다면 정식으로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혹시 그게 또 다 잊은 기억을 되살리는 2차 가해가 될까봐 해도 될지 걱정됩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도대체 내가 왜 그랬나 한심하고, 너무 제가 나빴고 저같은 건 잘 살면 안될 것 같고 자살도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죽자니 무섭기도 하고, 살아도 사는거같지가 않고 ... 어떻게 해야할까요... 진짜 제가 다 잘못했어요.... 다 너무 미안해요...선생님.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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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금이라도 그 친구에게 사과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의도적이건, 의도하지 않았건 타인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또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이미 그것들은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일이기에,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입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도 아무 자책이 없거나, 심지어 “내가 뭘 잘 못했다고 그러느냐?”라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그건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분에게는 용서와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연 주신 분은, 사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의지까지 있으니, 그런 점에서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친구를 지금이라도 찾아가 사과하는 것에는 찬성입니다. 비록 시간이 꽤 지났고, 좋지 않았던 기억이었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누군가의 사과를 받는 것은 마음의 치유를 얻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용기를 지니신 것에도 감사하고, 그걸 수행하시려는 의지에도 감사합니다. 그러니 만약 연락할 수만 있다면, 그분의 의사를 먼저 타진하신 후 사과를 실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리 바람직한 사과라도 받는 분의 의지를 전적으로 존중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사과의 의지를 전달했음에도, 당사자가 사과를 거부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분의 의지를 존중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내 마음 편하게 하자고 그들이 원하지 않음에도 무작정 찾아가 사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2차 가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연락해보시고 만약 거부하신다면, 사과는 포기하고, 대신에 이후 사회를 향해 선행을 베푸는 방법 같은 다른 방법으로 사죄를 수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역시 내가 한 잘못을 일정 부분 용서받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했던 ‘나쁜’ 말이나 행동은 모두 지금보다 훨씬 철이 없던 시절의 과거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것을 바로 잡을 방법이나 계기를 억지로 찾기보다는 앞으로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보다 건강한 말이나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반성입니다.
 
나 하나 죽는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나 하나 타인을 배려하고 봉사하면 세상은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정말 내가 한 행동에 반성한다면, 둘 중 어느 편이 더 그 감정에 부합할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편이든 저는 사연 주신 분의 고운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타인에게 미안해한다는 것은 세상을 배려하는 귀한 마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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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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