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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먼저 제 상황을 말씀드리기에 앞써 성관련 고민이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상담을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인생 처음으로 성 상담을 받아보려고 인터넷을 찾아봤으나 젊은 남자가 성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립니다.

 

일단 제 문제는 자위를 할 때 일반 남자 (일반 남자들이 어떤 상상을 하며 자위를 하는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제 방식이 정상이 아님은 확신합니다)와는 다르게 이상한 상상을 하며 자위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야동을 보며 그 야동에 나온 여자가 되는 상상을 하며 자위를 합니다. 나 자신이 야동에 나온 여자가 남자들에게 다뤄지는 것을 상상하며 자위를 합니다. 저 자신은 자위를 하고 나서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자기혐오,죄책감과 자책감 같은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이상한 점은 자위를 할 때가 아닌 평상 시 행동할 때는 남자다운 근육질 몸매를 원하며, 친구들에게 상남자라 어필하며,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여기서 오는 괴리감에 고통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여자가 되고 싶어서 이런가? 진짜 니가 그걸 원하는 거라면 남들 신경쓰지 말고 그렇게 해라' 라며 저한테 말하였지만 저는 단지 쾌락의 관점에서 여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였기 때문에 평소의 저는(자위를 하지 않을 때의 나)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구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주어진 남자의 삶을 의미있게 살아가야지 나 자신의 성을 바꿔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여기서 왜 저 자신이 여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자위를 하는가에 대해 여쭤본다면 상담가님께서 알 수 없다고 대답하실 것 같습니다. 일단 제 삶에 대해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 어렸을 때 아주 어렸을 때 5살때쯤인가..? 여자 옷(드레스)을 입고 놀고, 드레스입은 여자 모형 장난감에 감정이입하며 놀고, 어머니 속옷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제가 축구, 달리기, 술래잡기를 하며 놀았던 부분에 비해서는 아주 일부분에 불가합니다.

 

2. 저는 8~9살쯤에 처음 자위를 했습니다. 샤워를 하다가 샤워기에서 나오는 강한 물줄기가 우연히 제 성기에 맞았고 그 때 이상한 쾌락을 느꼈던 걸로 생각합니다. (그 때는 그것이 자위인 줄 몰랐습니다) 그 때 처음 자위를 하고 계속해서 물줄기를 이용하여 자위를 했는데 계속 여자가 되는 상상을 하며 자위를 했습니다.

 

3. 저의 성기는 자라꼬추처럼 많이 들어가 있는 상태이나 발기 시에는 15~16cm입니다. 이 자라꼬추라는 점 때문에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목욕탕가거나 화장실 가는것이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뭐 내 꼬추보거나 말거나 알바없고 남 신경쓰지 않고 목욕탕가고 있습니다.

 

4. 제 일생 대부분 1일 1자위였고 자위하는 방식은 중학교 때까지 샤워기 물줄기, 중3부터 지금까지는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5. 항문 자위를 한 적은 몇 번 있었습니다. 항문 자위를 하는 때에는 제가 이상한 상상을 하는 것을 도저히 컨트롤하지 못할 때였습니다. 완전히 극에 달했을 때 항문자위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선을 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항문 자위를 하지 않습니다.

 

6. 제가 살면서 가장 길었던 자위를 하지 않은 기간은 재수하던 6개월입니다. 6개월 끝나갈 때쯤에는 성욕이 컨트롤되지 않았고 이상한 상상이 극에 달아 항문 자위를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7.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있는데 성생활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와 섹스를 할 때 엄청난 압박감과 초조함을 느꼈고 사정을 하지 못하는 지루라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했고 성적으로도 정말 자연스럽게(남자가 여자에게 성적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니까) 매력을 느꼈습니다. 섹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딱 섹스를 시작하고 삽입을 계속 하게 될 때면 정말 아무런 자극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사정을 하라고 해서 사정을 해야 될 때는 정말 눈을 감고 여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자극을 느껴 사정을 하려 노력했습니다.

 

살면서 누구한테도 해보지 못한 제가 생각하는 저의 정말 정말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이렇게 상담메일을 보낸 이유도 이러한 제 문제를 반드시 고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반드시 고치고 싶다는 저 자신에게 항상 반문합니다. "반드시 고치고 싶은데 왜 안고치냐?" 정말 고치고 싶으나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수많은 노트에 하지말자 더 이상은 하지말자. 그리고 수많은 다짐을 10년넘게 해봐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이상한 상상을 하며 자위를 하는 행위는 저의 진정한 정체성(남자)를 혼란스럽고 하고, 나의 자존감을 하락시키고, 그 밖의 노력(운동, 공부, 가족, 친구들에 대한 노력) 모두에 악영향을 끼치고 저 자신을 파괴하는 마약과도 같습니다. 상담가님께서는 이러한 자위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받아들여라라는 말씀은 안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죽어도 이 성행위를 없애고 싶습니다.

 

자위를 하지마라. 야동을 보지마라. 제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등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말씀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상담가님의 소중한 시간쓰셔서 저의 고민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고민은 익명만 보장해주신다면 올리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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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사연의 주제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이지만, 제일 먼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생각하는 저의 정말 정말 부끄러운 모습입니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부끄럽다’라는 감정은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나의 성적 경험은 전형적인 나만의 것이죠. 따라서 비록 극복과 개선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부끄럽다’라는 개념은 지금 당장 나의 뇌에서 지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발기되지 않았을 때 작아 보이는 음경을 지닌 것에 “지금은 뭐 내 꼬추 보거나 말거나 알 바 없고 남 신경 쓰지 않고 목욕탕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신 멋진 모습처럼 말입니다. 맞습니다. 음경의 크기는 발기 후에나 의미가 있지 발기 전 음경의 크기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소변만 잘 나오면 됐죠.~

 

사연 주신 분이,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지 않는데 유독 야동을 볼 때만 여자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흥분하는 것은 그렇게 훈련되셨기 때문입니다. 성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일종의 페티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우리의 상상으로는 오물이나 뾰족구두의 굽을 보며 성적흥분을 경험하는 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어떠한 계기를 통해 그것들과 성정 흥분이라는 감정을 연결하게 되었고, 이후 반복을 통해 그 연결을 강화해온 분들에게 그 현상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마치 이성의 알몸을 보며 흥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가진 페티시를 성 정체성의 혼란으로까지 확장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섹스할 때 여성에게 나의 감정을 이입하는 이런 경험은, 이성의 감정과 감각에까지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제 섹스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애무하고 삽입해야 여성이 더 성적흥분을 경험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남자는 극히 드무니까요.

 

‘반복’을 통해 강화된 습관은, ‘단절과 반대 기제의 강화’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단절은 담배 끊는 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우리 몸은 특정 자극을 차단하는 그 순간부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노력을 시작합니다. “그게 잘 안 돼요.”라고 말씀하시는 건 핑계일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금연에 실패하지만, 금연에 성공하는 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안타깝지만 의지의 문제입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느끼는 쾌감(?)을 스스로 포기하지 못하고 계시는 거니까요.

 

반대 기제의 강화는, 이제부터 야동을 볼 때는 의도적으로 남성의 입장에서만 감상하고 상상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동안은 (혹은 꽤 오랫동안) 그런 과정에서 흥분되지 않아 아예 자위할 수 없는 안타까운 경험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겠죠. 태어나서 한 번도 집 밖을 나가보지 않은 9살 아이에게 집 밖은 ‘공포’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반복하여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혼자 전철을 타고 친구 집에도 놀러 가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강화 훈련까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시게 되면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지루’에 관한 경험도 달라질 것입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만 흥분했던 경험으로, 남성의 입장으로 실행되는 섹스에서 성적흥분을 경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이나 유튜브 방송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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