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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남이 불쌍합니다.

상담사 치아 2024. 11. 5. 12:16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40대 여성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저도 그저 안정적인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연히 직장에서 알게 된 그 사람과 점점 친해지면서, 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는 결혼한 남자였고, 저와 마찬가지로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오랜 대화와 위로 속에서 서로의 외로움을 채우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통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륜까지는 아니고 그냥 친한 지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외도하면서 둘 사이에 큰 갈등이 생겼고, 지금은 이혼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서 힘든 시기에 조금이라도 의지가 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저도 그도 서로에게 큰 애정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는 지금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처럼 혼란스러워하며 매일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너무 아프고, 정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그를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에게 다가갈수록 저도 제 가정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 관계가 모두를 더 힘들게 만들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멀어지려고 하면, 그는 집요하게 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워서 저도 헤어지지 못하고 있고요. 어떡해야 할까요? 그 남자가 너무 불쌍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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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륜 관계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결국 헤어지게 만드는 상담사는 아닙니다. 사연에 따라 비록 불륜 관계에 있더라도 두 사람의 미래에 그 사랑이 더 도움된다고 판단할 때는 심지어 응원을 드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분의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되는 관계로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도움 되지 않는 관계로 보이는 이유가 다른 유형의 불륜과는 좀 다릅니다. 대개 제가 만류하는 불륜 관계는, 어느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관계이거든요. 하지만 두 분의 관계는 그런 관계로 보이진 않습니다. 문제는 이 관계가 사연 주신 분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고, 남자분에게도 사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집착 관계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계는 유지된다고 해도 행복하게 발전하기 어렵고 머지않은 미래에 어긋날 가능성이 크기도 합니다. 이 관계가 곧 두 분을 버티기 힘들 만큼 지치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불행은 일종의 전염입니다. 제가 ‘사연 주신 분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라고 표현한 건 그런 뜻입니다. 사연 주신 분에게 특별히 불행한 사건이 없음에도 마음이 힘든 건 사랑이라기보다는 연민이 만든 불행입니다. 그 대상에서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감정이죠. 많은 분이 그 감정을 사랑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분이 사연 주신 분을 놓지 않는 것 역시도 온전히 사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사람은, 내 곁에 남은 인연을 자신의 감정까지도 과장하며 집착하거든요. 이런 상황조차 그 남자분을 연민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남자분의 그런 감정은 ‘증상’일 뿐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언제든 그 환경에서 벗어나면 남자분의 뇌에서 사연 주신 분은 지워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그에게 누군가가 필요한 것뿐이고, 그 ‘누군가’의 역할을 사연 주신 분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답장 후 즉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삭제하고 새롭게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지만, 그 조차도 원하지 않는다고 사연에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답장 1회마다 도움받으신 만큼 입금해주시면 (최소 2만 원 이상) 온라인 상담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민은행, 482601-01-031387, 정종구)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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