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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치아님~ 거의 1년만에 메일드리는거 같아요. 절 기억하진 못하시겠지만요. ㅎㅎ작년 이맘때 불륜으로 인해 너무 괴로워서 메일 드렸었어요. 그때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조언 부탁드렸었고, 따뜻하고 힘이되는 답변 받았습니다. 그뒤로도 블로그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보면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했구요.
결국 그 사람에게 아름다운 이별을 제안했고 헤어졌었어요. 저는 많이 생각했고 나름 철저히 준비했다 생각했었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으로 한동안 혼자서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하염없이 울며지내고, 자살까지 계획하고 주변을 정리하기도 했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우울증이었던거 같아요. 제 스스로 저를 통제할수도, 저 자신을 이해할 수도 없었거든요. 가정이 있고 남편과 자식까지 있는 사람이 그랬다는게 이해가 안되시죠. 저도 그런 제가 용서가 안되요.
하지만 저를 감싸안고 괜찮다 말해줄 이 또한 저밖에 없다 생각되어서 두눈 꼭 감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거다 생각합니다. 솔직히 호르몬에 의해 그랬던거 같기도 하구요.. 정신과 가서 우울증약 먹고 괜찮아졌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봤어요. 저는 그 사람을 왜 사랑하는 걸까. 아니.. 사랑하긴 하는걸까.. 그 사람도.. 저도.. 각자 가정도 포기못하면서 이렇게 만나야 하겠는거는 서로 사랑하진 않는 것일까요.. 사랑하면 가진것 다 버리고 그 사람에게 가야하는 것일까요..
사랑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럼 난 무엇을 위해 그 사람을 보려고 하는걸까.. 아마도.. 제 생각엔 제 안에 채워지지 않는 애정에 대한 갈구.. 관심받고 싶은 욕망..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 인생에 다시는 이런 설렘, 두근거림이 올 기회가 없을것만 같고,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싶지않은 그런 절박함마저 느껴집니다.
그걸 깨닫고 나니... 이제부턴 나는 무얼해야할까 생각해 봤어요. 이제까지는... 저는 제 나름대로는 그 사람을 향해 씌워있는 제 눈의 콩깍지를 벗겨내 보려고 무던히 노력했어요. 그사람의 행동.. 나쁜점.. 외모상의 단점들.. 그런것들만 떠올리며 싫어해보려 노력했지요. 근데 만약 그사람이어서가 아닌 내안에 문제로 인해 제가 이렇게 겉도는 거라면 그사람을 싫어하게 되어도 저는 또다시 그런 상실감과 공허함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것 아닐까요? 물론.. 그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1도 없으면서 오로지 제 마음이 공허해서 외도를 한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시간이 흘러 혹시라도 그사람에 대한 제 마음이 식고나서도 저는 다른 설레임을 찾아 갈구할 것 같더라는 거죠.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정말 제 스스로도 놀라웠어요. 치아님의 글들을 읽고나서, 제 마음속을 낱낱이 풀어헤쳐 제3자의 눈으로 해부해본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찾게 되었네요.
그 사람과의 만남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은거 같아요. 그 이전에 제가 더이상 타인에 의한 관심이나 애정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 스스로 자존감도 높이고 뭔가 보람되고 즐거운 삶을 찾도록 해야할거 같아요. 제가 그 사람을 더이상 필요로하지 않게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만남도 끝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새로운 도전도하고 바쁘고 보람되게 살아갈려구요. 여기까지 생각에 이르니 한결 편하네요.치아님께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블로그 운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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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메일을 읽고 무척 놀랐습니다. 그것은, 그저 저에게 ‘나 요즘 이런 생각 하면서 이렇게 산다.’라고 알려주시는 메일이라 굳이 답장을 원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답장을 드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놀란 이유는 메일의 내용 속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에 대한 깊은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 ‘내 안에 채워지지 않는 애정에 대한 갈구, 관심 받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 사람이어서가 아닌 내 안의 문제로 제가 이렇게 겉도는 거라면 그 사람과 헤어져도 저는 또다시 그런 상실감과 공허함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이 두 문장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손뼉까지 치고 싶었을 만큼 깊은 철학적 깨달음을 담고 있었습니다. 굳이 불륜이나 외도가 아니더라도, 우정, 가족,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모든 ‘관계방정식’이 이 두 문장으로 모두 해석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더불어, ‘그 사람과의 만남은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라는 깨달음에서, ‘새로운 도전하고 바쁘고 보람되게 살아가려고요.’라는 깨달음까지, 모든 것이 너무도 바람직하고 건강해서 “내 내담자분이 이런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동네방네 소문내며 뛰어다니고 싶을 정도”입니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느끼신 대로 행동하실 수 있으시며,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쉽게 해결해나갈 수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감사는, 제가 오히려 진심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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