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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메일을 드리게 되네요 항상 감사히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사랑꾼이었습니다 밝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감정기복이 심해서 내면이 늘 힘들었어요 그래서 상담도 오래 받았고 제 안의 외로움이나 우울이 그걸로 많이 가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많이 성장했구나 많이 차분해졌구나 하면서 참 자랑스러웠어요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도 많이 힘들지않고 의연한 저를 보면서 제가 정말 성장했다고 생각해서 좋았어요 ㅎㅎ
근데 최근에 제가 어떤 남자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어요 모험 같은 일을 같이 경험했는데 이때부터 저는 이 사람한테 마음이 완전히 빠져서 정말 허우적댔어요 마치 스무살이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24시간 생각하고 잠도 잘 못자고 밥도 잘 못먹구요.
너무 빨리 그것도 깊이 빠지는 게 아닌가 싶었찌만, 그래도 좋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매일 좋아죽겠더라고요 대체 뭐 때문에 좋은지 이해가 안가서 하나하나 분석해보기도 했어요 이 나이에 이런 마음이 가능하구나 싶기도 하구요.
그렇게 지내다가 그만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한 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했죠. 좋아하기로 선택한 건 저니까요. 혹시 헤어지더라도 상처를 받을 지 말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지 그가 주는 게 아니라며 호기롭게 생각했습니다. 하여간 내 마음과 상처엔 내가 책임지고, 그 사람 마음도 존중해주기로 했어요
하여간 제 고민은요 왜 이렇게까지 깊이 빠졌나 하는 거예요 너무 빨랐고 너무 심했어요 감정기복이 이렇게 심할 필요가 있나 싶고. 빨리 끝나서 다행인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봐도 너무 빨라서, 저 사람이 겁먹는 것도 이해는 가요
제가 이렇게 짝사랑(?)을 한적이 3번 정도 있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미친 것 같이 빠르게 빠지긴 했어요 집에서 혼자 감정을 조절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면은 막 날뛰더라고요 그게 너무 괴로워요 상담도 받고 일기도 쓰고 명상도 하고 연애도 쉬고 그 동안 많이 수련해와서 좀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음이 날뛴 것도 속상하구요 평온하고 잔잔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너무 길게 썼네요 ㅠㅠ 블로그에 올린다면 그와의 대화같은 건 다 빼주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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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사연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금방, 그것도 깊고 격렬하게 사랑에 빠지는 게 고민입니다.”가 아닐까 싶은데, 지금부터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그걸 왜 고민으로 생각하실까 하는 점입니다.~ ^^
살다 보면 그런 성향이 ‘나’에게 독이 될 때가 있긴 합니다. 정말 소중한 사람인데, 나의 그런 모습이 상대를 질리게 하여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거나, 조금 더 차분히 살펴보았어야 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빠져 ‘좋은’ 사람이 아닌데, 너무 깊이 마음을 주었다거나 할 때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두 경우 모두 나에게 큰 문제가 되거나 상처를 남기지 않는 그저 하나의 ‘경험’일 수 있습니다. 이전의 경험을 모두 말씀해주진 않으셨지만, 적어도 지금 사연 주신 분에게는, 그런 일을 상처로 인지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자존감’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나의 모습(조건)에 쉽게 질릴 사람이라면, 내가 가진 다른 조건에도 쉽게 질려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사랑할 때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상대의 조건에 집중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완성하는 조건이 타인에게 있는 분들은 여간해서 깊은 사랑을 경험하기 쉽지 않습니다. ㅠㅠ 그저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추억으로 남기시면 됩니다. 즉, ‘나’ 그리고 ‘나의 감정’이 상처에 면역력을 갖추고 있기만 하다면 금방 사랑에 빠지는 성향은 굳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왜 누군가에게 이렇게 빨리 빠져들까를 고민하시기보다는, 지금보다 더 단단한 자존감을 가꾸는 데 집중하시다 보면, 쉽게 빠지는 성향이 오히려 좋은 사람과의 인연을 만드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물쭈물하다 좋은 사람을 놓치는 것보다는 그게 낫지 않을까요? ^^
“혹시 헤어지더라도 상처를 받을 지 말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지 그가 주는 게 아니라며 호기롭게 생각했습니다.”
이 마음만 잃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조만간 좋은 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가치를 알고 쉽게 매료되는 분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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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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