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혼한 지 2년 된 30대 후반 여성입니다. 아이는 없습니다. 이혼 후에 저는 하는 일도 다 안풀리고 매일 매일 부정적인 생각에 시달리면서 해야 할 일을 하기 힘든 지경까지 가서 정신과 약도 먹고 있어요. 마음이 닫혀서 다시 연애도 못하겠고 누군가를 만나봤지만 정상적으로 연애가 안돼서 헤어졌어요. 아직 세상이 이혼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많은 남성이 몇 번 만나면 성관계부터 하려고 합니다. ㅠㅠ
 
그런데 이혼한 남편은 나한테 상처준 건 전혀 모르고 속 편하게 새 여자 만나서 새 사랑하고 아무렇지 않게 자기 행복을 찾아 사는 것 같아 보여 괴롭습니다. 그 사람이 잘 지내는 걸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려요. 그 남자의 불륜으로 이혼한 건데, 왜 그 남자는 행복한 거죠?
 
그 사람이 불행했으면 좋겠다고 매일 매일 기도하고 살아요.. 왜 이렇게까지 이 관계와 감정을 못놓는건지 저도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편해질 방법이 없을까요?
 
-----------
배우자의 외도 등으로 배우자와 헤어진 후에도 종종 SNS 등을 통해 전 남편의 최근 근황을 확인하는 분이 계십니다. 전 남편이 나와 헤어진 후 불행해졌거나, 나와 헤어진 걸 후회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마음 편히 더는 관심을 안 둘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니 계속 확인하며 주기적으로 절망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와 이혼한 많은 분이,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요?”라고 오해하기도 하시는 이 감정은, 사실 우리 몸의 자기 보호기제 중 하나입니다. 이혼을 통해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우리 몸은, 상처를 더 빨리 회복하기 위해 ‘상대의 불행’을 확인하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야 버림받은 나의 자존심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고, ‘나는 역시, 누군가에게 버림 따위를 받을 사람이 아닌, 나름 괜찮은 사람이었어. 그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거지.’라는 생각에 자존감도 복구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대의 불행으로 나의 자존심을 되찾는 이 방법은, 상대가 불행해져 내가 원하는 회복을 얻는다면 쉽게 정리되지만, 반대로 상대가 멀쩡하거나 더 행복해져 보인다면, 이혼의 상처를 더 깊고 아프게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불륜 등을 저지르고도 배우자에게 떳떳하게 이혼을 통보하는 인물은 대개 ‘자신의 더 행복한 미래’만을 생각하기에, 이혼 후에는 더 행복해져있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따라서 헤어진 배우자의 불행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아보려는 방식의 자기 보호기제는 대개 더 큰 상처와 더 깊은 미련의 늪으로 나를 빠뜨리기 마련입니다.
 
‘내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은 결코 타인에 의해, 또는 타인과 비교하여 만들어져서는 안 됩니다. ‘타인’이라는 기준은 내 의지로 통제되지 않거든요. 언제건 변할 수 있는 조건은 내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아니라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혼 후 나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조건이 ‘전 남편의 행복 여부’가 되면, 그때부터 난 영원히 행복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늪에 빠지게 됩니다.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조건이거든요.
 
단단한 자존감을 지니려면, 자존감의 구축 조건은 무조건 ‘나’이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건, 무조건 나를 신뢰하고 애정하며 존중하는 감정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며, 나의 행복은 세상에서 오로지 나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행복한 걸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외부의 원인’을 잘라내고, ‘내 안에 있는 나’와의 대화 속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내가 갖고 싶은 것이건, 하고 싶은 것이건, 가고 싶은 곳이건 간에, 무한대로 나에게 선물을 주면서 말입니다.
 
세상이 나를 통제하게 두지 마세요. 내 인생은 오로지 나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내용을 일부 창작한 후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