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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이혼한지 1년이 조금 넘은 중년 여성입니다. 최근 남자를 만났는데, 저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외모도 잘생긴 편이고, 대화도 잘 통해서 제가 푹 빠졌습니다. 몇 번 만난 후엔 잠자리도 가졌는데 침대 매너도 무척 좋았죠. 근데 왠지 말은 자기도 좋다고 하는데 조금 이용당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따로 여자친구가 생긴 걸 알게 됐죠. 우연히 알게 된 거고 들키고 나서는 제 전화를 잘 받지 않습니다.
나를 얼마나 만만하게 보고 쉽게 생각했으면 나를 두고 저렇게 새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는지..물론 제가 돌싱이었고 대놓고 사귀자고 한 것도 아니었지만 제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막 복수도 하고싶고 너무 열받고 힘든 마음이었는데 ....그러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요. ㅠㅠ 이혼녀라고 처음부터 우습게 보고 가지고 논 걸까요? 이젠 포기하고 이 남자를 안 보는게 맞는 걸까요? 안 보려면 일부러 좀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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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의 성향에 관하여 이미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 것 같으니, 남자분에 관한 평가나 그의 속마음에 관한 이야기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사연 주신 분보다는 그분의 마음 깊이가 좀 더 얕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진지하고 깊었다면, 새로운 연인을 중복으로 만들리도 없으며, 설사 본인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고 해도 분명 사연 주신 분에게 미리 고지하고 정식으로 헤어지는 절차를 밟았을 테니까요. 아마 그분의 머릿속에는 “피차 섹파아냐? 그러니 서로 아쉬울 것도 미안할 것도 없지, 뭐.“ 정도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쓰레기 같은 남자입니다.
하지만 사연 주신 분은 ”막 복수도 하고싶고 너무 열받고 힘든마음이었는데“라고 하신 걸 보면, 그 남자와 달리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 보입니다. 따라서 이 인연은 어차피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사연 주신 분에게 불리한 ‘지는 게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녀라고 우습게 봤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건 내 자존감만 단단하면 그만이니까요. 이혼녀인 것에 다소 영향을 받았을진 모르지만, 그 남자의 성향이나 행동 양태로 유추해보았을 때, 설사 이혼녀가 아니라 유부녀였더라도 같은 대응을 했을 테니까요. 굳이 ‘이혼녀’라는 내 상황을 결부하여 자책하거나, ‘이혼녀’라는 상황에 비관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쓰레기 같은 남자를 만났는데, 우연히 내가 이혼한 상황이었을 뿐이니까요.
많은 분이 이런 상황에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피합니까? 당당하게 행동하세요.’라고 조언하지만 전 생각이 좀 다릅니다. 피하는 게 나에게 인간관계나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만 아니라면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오히려 영리한 전략입니다. 뭐가 더러워서 피하지 결코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잖아요. 마음을 힘들게 하는 무언가를 매일 보면서 마음에서 의지만으로 지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척이나 효과적으로 기능하는 방법이 바로 ‘Out of sight, Out of mind’입니다. 시각에서 지워지면 마음에서도 조금씩 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게 하신다면 머지않아 ‘마음을 정리하고 멀어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즉 자존감이 클수록 연애에서의 만족감도 커집니다. 그러니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 우선 충분한 ‘나와의 연애 경험’을 쌓길 추천드립니다. 오직 ‘나’만을 챙기며 나와의 동거, 나와의 데이트, 나를 향한 선물을 충분히 경험하시라는 뜻입니다. 새로운 사랑은, 그렇게 내 상황과 감정이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존감이 충만해야 아름다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껍데기 같은 사랑은 아무리 많아도 내 영혼을 채워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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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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