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결혼하기 전에도 작은 가슴이 콤플렉스이긴 했어요. 하지만 남편은 연애하면서 한 번도 가슴 사이즈를 평가하거나 불만을 보인 적이 없어서 안심했었죠. 지적 수준이 높은 남자일수록 작은 가슴을 선호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남편이 그렇거든요. 명문대에서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거친 남자입니다.

 

문제는 남편이 한번 외도한 적이 있는데, 그 여자 가슴이 컸어요. 그 이후로 제게 남편을 감시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요즘 남편이 보는 야동의 여자들도 가슴이 다 크더라구요. 그래서 저에게 말은 안 했지만 사실 남편은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나? 그래서 자꾸 외도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신경쓰이기 시작한 이후 왜 나는 가슴이 작지.. 이런생각을 하면서 거울에 비춰보면서 한숨 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지나가다 가슴 큰 여자를 보면 부럽고 동시에 제 자신을 원망하게 되더라구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성형수술이라도 하는 게 좋을까요?

 

-----------

 

성추행 피해자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가장 안타까운 현상 중 하나가 바로 피해자의 자책입니다. 왜 전 그때 그곳에 갔을까요? 왜 전 짧은 치마를 입었을까요? 왜 저는 금사빠일까요? 하지만 장담컨대 그런 요소는 성추행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 아닙니다. 성추행의 발생 원인은 가해자의 잘못된 인격과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입니다.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가해자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배우자가 외도했을 때, 더군다나 그 원인을 나에게 돌렸을 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건 어쩌면 인지상정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그 깨달음으로 내게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다거나, 마음이 편해진다거나 하는 실질적인 혜택이 생긴다면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허용의 한계입니다. 만약 그로 말미암아 배우자 악행의 원인이 내가 된다면 그건 당장 내 몸에서 떼어버려야 하는 잘못된 생각일 뿐입니다.

 

배우자가 외도했다면 원인은 무조건 상대에게 있습니다. 만에 하나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면 그건 상처가 아물고 난 먼 미래에 함께 극복해 볼 수도 있는 옵션일 뿐입니다. 알고보니 남편분은 가슴이 큰 여성을 좋아하는 남자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외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내가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없고요. 아무리 부부라도, 나의 정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은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는 ‘나다울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남편분과 함께 부부 상담을 신청하시면 트라우마 극복에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남편분이 부정적으로 반응하시면, 먼저 받으신 후 자연스러운 내담자님의 변화로 남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담사의 도움을 받지 않으시더라도 오랫동안 자책하며 혼자 끌어안고 계시진 않으시길 꼭 부탁드립니다. ㅠㅠ

 

PS.

야동에 등장하는 여성의 대부분은 가슴이 큽니다. 따라서 그게 야동 보는 남자의 선호 가슴 사이즈를 말해줄 순 없습니다.

 

* 오프라인 상담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이미지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온라인 상담을 원하시면,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세요. 온라인 상담료는 답장 1회마다 도움받으신 만큼 입금해주시면 (최소 2만 원 이상) 온라인 상담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민은행, 482601-01-031387, 정종구)

상담사 치아 드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