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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남편이 외도했습니다 어쩜 그리도 나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지는지 어쩜 그리도 깜쪽같이 속이고 속고 살았는지 믿었던 남편의 배신에 너무 가슴 아픕니다

 

엔조이 라고 하더군요 처음 걸리고 제가 분노하고 울고불고 죽을 것같이 아파하는 모습에 자기도 너무 힘들어하더군요 내가 평생 함께할 내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너무 힘들어하고 마음 아파하더군요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다시는 그런 짓 안 한다고 저 힘들어 하는거 보는 자기도 너무 힘들다며 다시는 그런짓 안한다고 용서를 빌더군요

 

좋은 아빠고 가정에 소홀함은 없었기에 나쁜 놈이지만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기에 처음이니 다시 노력하고자 마음먹고 살아보자고 했는데 그게 맘처럼 안됩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남편에게 무었이었으며 이제 와서 내가 없으면 안된다고 하는 남편이 이해도 안가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남편의 진심은 뭔지 남편은 그냥 가정만 지키면 되는건지 그냥 이렇게 참고 눌러가며 사는게 정답인지 헤어질 수도 없고 어떻게든 누르고 살아야 한다는건 알겠는데 시간이 흘러도 남편의 마음과 진심은 뭔지 자꾸 이런 생각만 들고 날 배신한 사람과 사는 것이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만 자꾸 들고 내가 바보라서 이러고 사나 싶기도하고 빈 껍데리랑 사는건 아닌가 싶기도하고 힘드네요

 

남편은, 술 사람 좋아하는 사람인데 회사에서 술자리도 가지 않고 스킨십도 많이 해주고 주말에는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여행도 가며 노력 중입니다 그래도 너무나 믿고 의지하며 살던 사람이기에 배신감도 너무 크고 도통 맘을 못잡겠습니다 조금씩 무뎌지는 거 같다가도 불쑥불쑥 드는 생각에 죽을 것 같고 어떻게 마음먹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지 시원한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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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들킨 후 남편분이 보여주는 지금의 모습은 무척이나 ‘모범사례’에 속합니다. 만약, 지금 저와 마주 앉아 상담하고 계신다면, “이 사람이 미쳤나. 남은 힘들어 죽겠다는데 모범은 무슨.” 하며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하지만 사실입니다. 사죄하고, 아내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노력하는 남편은, 외도의 사례 중 채 10%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가정은, 회복도 무척이나 빠릅니다.

 

적어도 남편분은 그 여자를 확실하게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도를 들킨 후 남편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외도는 가해자에게도 일정 부분 판타지 같은 요소가 있는 사안이기에, 환상이 깨진 후 현실로 돌아온 모습을 보면 아직도 환상을 지니고 있는지를 제법 유추해볼 수 있으니까요. 사연 속 남편분이 하는 행동은, 외도로 아내에게 상처 준 것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남편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지금은 아내분의 상처가 너무 커서 공감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외도와 관련된 사연을 수없이 접하는 제게는, 남편분의 노력이 기특하고 고맙게까지 보입니다. 외도했던 다른 모든 남편이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ㅠㅠ

 

남편분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제 평가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연 주신 분을 설득하려고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전략적인 의도로 드리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기에 그렇다고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이제는 ‘나’와의 싸움만 남은 것 같습니다. 내 뇌에 깊이 박힌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잠깐의 실수였음이 확실하다.” “나는 이 사람을 죽을 만큼 사랑한다.” 이 말을 되뇌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뇌는 길들이기 나름입니다. 나의 의지를 이길 수 있는 뇌는 없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포스팅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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