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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임신기간중 산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잘 해줬어야 하는데 임신후 급격히 나빠진 사이에 저희 부부는 급격히 멀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는 많은 불평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관계가 괜찮았지만 성관계는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거부했거든요. 저도 아내를 존중 하는 마음에 참고 참았습니다. 저와 아내는 아이를 끔찍히 사랑합니다. 모든것을 아이에 맞추는 편입니다 .아이가 원하는걸 모두 들어주는 편입니다.

 

그러다 저희 부부의 잦은 싸움과 아내의 일 육아 코로나로인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또 우울증이 왔습니다. 상담을 궈유 해도 아내는 오히려 상담은 제가 받아야 한다면서 거부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이번에 터졌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울면서 이혼을 하자는 겁니다. 자기 좀 놓아달라고. 자기는 참다참다 이야기 하는거라고 난 개선의 의지를 보였는데 넌 왜 개선의 의지가 없냐는 것입니다. 아내가 니가 안나가면 자기가 나간다고 해서 저는 지금 집을 나온 상태입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미안하다고 사정해도 막무가내로 문을 안 열어주네요. 너무 힘든 나머지 아내의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니 이미 깊을대로 깊은골 더 엉키기만 할거 같다고 하더군요. 아내는 꼭 부모가 같이 살아야 아이에게 좋은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20~30년 뒤에도 이렇게 살 수 있냐고요.

 

전 제가 참고 또 참을테니까 한번만 용서 해달라고 계속 문자로 빌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 아내는 시댁이에도 정말 잘하고 아이에게도 좋은 엄마입니다. 전 이상황을 어떻게 극복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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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정확하게 ‘미래’를 바라보며 어떤 조언을 드리는 건 불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다만, 보내주신 사연과 카톡 캡처로 미루어봤을 때 지금 사연 주신 분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아내분의 감정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신’, 이 두 단어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남편분은 아내분에게 우울증이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보내주신 카톡의 내용으로만 봐서는 우울증이라기보다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두 분의 관계에서 얻은 강력한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고 계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남편분의 말에 지속적으로 ‘그동안 기회는 많이 줬지만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면 상처와 불신의 깊이가 단순히 말로 설득될 단계는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감정이 폭발할 때 가장 좋지 않은 대응은 그 감정을 더 자극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집에 들어가는 시도나 문자폭탄’을 잠시 접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은 대개 감정이 폭발하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차분해지기 마련입니다. 감정이 가라앉으면 그때부터는 이성이 더 큰 역할을 하게 되죠. 감정이 더 클 때는 아무리 애원하고 진심으로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감정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아내분이 보여주시는 방어막은 자기보호본능으로 지금보다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ㅠㅠ

 

어차피 협의이혼은 두 분의 협의가 있어야 가능한 절차입니다. 아내분 혼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아내분에게 시간을 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내분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절대 자주 연락하지 말고, 집으로 찾아가지도 말며,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바라지도 말고, 오로지 미안하다는 표현만 가끔 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그렇게 아내분에게 넉넉하게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미안하다는 사과와 앞으로 바뀌겠다는 반성은 절대 추상적이거나 말뿐이면 신뢰를 줄 수 없습니다. 미안하다면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한 행동이나 말이, 왜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셔야 합니다. 절대 변명이 함께 전달되어서도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니 내가 이럴 때 이렇게 행동한 게 정말 후회되고 미안해. 그런데 그건 사실 너를 배려해서 그렇게 했던 거야.” 이렇게 말할 계획이셨다면 앞의 말만 하시면 됩니다. 뒤의 말은, 비록 그것이 실제 사실이라고 해도,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하면 안 되는 말입니다. 억울해도 서운해도 당장의 내 감정은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누가 더 옳은 행동을 했는지’는 지금 두 분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의 변화나 노력을 바라는 말도 하시면 안 됩니다. “이번에는 꼭 바뀔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약속할게. 다만 너도 함께 노력해주라. 그러면 더 빨리 변할 수 있을 거야.” 이런 표현은 오히려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만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변화를 위한 나의 의지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말을 구체적으로 이해했다는 메시지도 보내주셔야 합니다. 이 역시 추상적이거나 내용 없이 “네 말이 다 맞는 거 같아. 그러니 나를 한 번만 믿어줘.”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아내가 했던 말이나 행동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왜 나는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콕 찍어서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아내분은 ‘이 사람이 이번에는 진심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실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노력은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가끔 전달되어야 합니다. 급한 마음에 반복적으로 카톡을 하거나 전화한다면 아내분의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은 영영 오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도 아내분이 지속적으로 이혼을 요구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번에는 나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하시면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버셔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편분은 좀 더 나의 말과 행동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행동을 계획하시면 되고, 그 과정에서 아내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이성적으로 사고하게 되실 것입니다. 그렇게 아주 천천히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처럼 급하게 무언가를 한순간에 해결하려는 노력은 절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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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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