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치아님 안녕하세요. 두번째 상담신청이네요. 이번 질문은 성관련이 아니에요.. 사람많은 네이버카페에 올려보기도 하고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댓글도 안 달리고 답이 나오질 않아서 도움요청 합니다. 저희 가족은 신랑 외벌이로 살고 있어요. 저의 고민은 '취업 의욕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입니다.
어릴적부터 생각이 많아서 '하고싶은 것'을 찾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이것저것 하고싶은 게 많지만 '취업'을 하고싶진 않아요. 외벌이로 살 수는 있는데 저금이나 치과치료, 몇십만원이 나가는 경조사 같은 걸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여윳돈이 없어요. (예금 제외) 그동안 남은 결혼준비자금이랑 신랑 월급으로 살았거든요.
그러다 늦은 신혼여행을 추석끼고 다녀왔어요. 신혼여행 때가 아니면 못 가는 비싼 나라를 다녀와서 출혈이 컸죠. 경제권은 제가 관리하고 있어서 신랑은 저희가 여유롭게 사는 줄 알아요..그래서 제가 싫어도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이 왔어요.
올해 상반기에 2곳에 취업을 했었지만, 한곳은 이상한 곳이라 일주일만에 나오고 한곳은 괜찮은 회사였는데 이 업계 자체가 야근이 많고 경력 웬만큼 쌓이기 전까지 많이 힘들다는 거 알고 입사했음에도 견디지 못하고 퇴사했어요.
그전에도 직장생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아예 다른 업종이고 일반회사들이 회사라 쳐주지 않는 그런 곳들이라 솔직히 두려워요. 취업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상황에 무작정 들어가면 금방 사표내고 퇴사할 것만 같고 제가 음식에 알러지가 있어서 직장에 적응을 해도 저는 매일매일 점심식사, 회식 때마다 눈치보고 스트레스 받아요. 다른 사람보다 치명적인 단점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해야할말 못하고 항상 다 맞춰주고 자존감이 없어요. 신랑한테 다 털어놓고 말하고 싶지만 실망할 거 같아서 말을 못하겠어요..
자신감을 좀 더 높혀놓고 취업하고 싶어서 알바를 알아보려니 신랑은 알바 하는 거 싫어하더라구요. 취업은 안하고 알바만 할 거 같다고요.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어떻게 하면 의욕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요..
--------------
아, ‘댓글도 안 달리고 답이 나오질 않아서’라는 말씀도 있고 해서, 정말 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과연 사연 주신 분이 제 이야기를 거부감 없이 이해하고 들어주실 수 있을지 걱정돼서 선뜻 말씀을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사연 속에서 보이는 사연 주신 분의 모습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귀하게 자라신 분의 여리디여린 모습이어서요. 하지만, 말씀드려야겠죠? 저는 진심으로 사연 주신 분을 생각해서 드리는 이야기이니 절대 상처받으시면 안 됩니다. ㅠㅠ
우선 답변부터 드려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의욕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요?”에 대한 제 답변은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지면 가능합니다.”입니다.
지인이 1년 전 30년 넘게 피워오던 담배를 끊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지 하실 수도 있지만, 그 친구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이 사실은 제게 정말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는 단 한 번도 담배를 끊고 싶다는 생각도, 시도도 해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담배를 끊는 사람을 무슨 인간적인 배신자 취급까지 하던 사람입니다. 담배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이야기가 끊기지 않을 만큼 담배 예찬론자였죠. 도대체 어디서 담배에 관한 상식은 그렇게 왕창 끌어다가 뇌에 장착한 것인지. 그랬던 그가 단 한 번의 결심으로 담배를 끊은 이유는, ‘폐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주신 메일 내용을 살펴보시면 사연 주신 분에게 얼마나 취업에 대한 ‘필요성’이 없으신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취업을 하고 싶진 않아요.” “외벌이로 살 수는 있는데 여윳돈이 없어요.” “많이 힘들다는 거 알고 입사했음에도 견디지 못하고 퇴사했어요.” “취업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상황에 무작정 들어가면 금방 사표내고 퇴사할 것만 같고.” “신랑은 알바하는 거 싫어하더라구요.”
제 조언을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삶을 대하는 자세가 틀렸다. 정신무장을 확실하게 하라.”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필요성은 머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 충고를 듣는다고 해서 없는 필요성이 뇌에서 생길까요? 아닙니다. 결국, 스트레스만 왕창 받을 뿐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자아실현’이 목적이 아닌 단순히 ‘돈’이 목적이라면, 취업을 고민하지 마시고 오히려 절약을 고민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우선 현재 비용지출의 포트폴리오를 매달 꼼꼼하게 정리하고, 무조건 항목을 하나하나 지워나가시기 바랍니다. 또, 빌린 돈이 있어 이자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정기적금도 시작하셔야 합니다. 매달 수입의 일정금액을 무조건 저축하는 습관은 “차라리 그 돈으로 이자를 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 만큼, 적립이 완성된 후에,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비용을 관리하시는 것이 효율적으로 여윳돈을 만들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답장드리고, 모든 개인식별 가능 정보를 지운 채
제 이름으로 게시판에 올린 후 메일함에서도 깨끗하게 삭제합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성 상담사 치아 드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