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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과 만나면 항상 불편합니다. 그런데 그게 남편과 결부가 됩니다. 나 혼자일때는 그냥 그상황이나 사람을 비난하는것에 그치는데 남편과 함께일때가 문제입니다.
한번은 남편 친구 부부와 넷이서 술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남편 친구는 매번 과할 정도로 자기 와이프를 칭찬하고, 그때마다 남편도 친구의 와이프를 칭찬하며 맞장구를 치는 겁니다. 사실 저는 남편이 한마디라도 저에 관한 칭찬도 해주면 좋겠다싶어요. 민망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제가 감정의 상처를 받진 않을 테니까요.
반대로 남편은 친구 아내가 잘못해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는 제게 귓속말로 ‘당신이라면 저러진 않을 텐데’라고 하죠. 그 말은 왜 귓속말로 하죠? 칭찬으로 다 듣게 말해주면 안 되나요? 상대 남편은 그렇게 하는데 말입니다.
저역시 다른 사람은 엄청 칭찬하고 제가 잘하는 걸 겸손해하긴 하거든요. 근데 상대방에 따라 남편의 반응이 짜증나더라구요. 그 와이프는 두남자한테 배려를 받고 저는 배려받지 못한것같고 나라면 저러지 않을텐데 왜 저렇게들 행동하지 이런 생각도 들어요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짜증이 남편에게 가는거 같아요 상대 남편이 자기 와이프나 제게 똑같이 반응해주는 사람이면 괜찮은데 제 남편처럼요 한마디로 상대 남편이 저에 대한 태도에 따라 남편의 행동에 짜증을 내는거같아요.
제가 쓰면서도 제가 문제인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을 바꾸어야할까요? 어제 남편에겐 이런 얘길 했더니 당신은 나의 칭찬과 사랑을 먹고 사는거 같다고 웃으며 얘기하더라구요.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제가 솔직한 편이라서 제 맘을 숨길수도 없고 남편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것도 고치고 싶고 제맘을 어째야 편해질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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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남편분의 말과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객관적으로는, 타인의 감정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아내 자랑에만 몰두하는 남성보다는 타인의 감정까지 고려하면서 아내에게도 귓속말로 칭찬을 하여 아내의 감정까지도 배려하는 남편분의 태도가 훨씬 더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있고 반대로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편분이 조금 더 현명하셨더라면, 상대의 말과 태도를 고려하여 행동하셨을 것입니다. 상대도 자신처럼 타인을 배려하는 성격이라면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여 모임 전체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만약 상대가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성격이라면 나 역시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하여 적어도 나와 아내의 자존심은 지켰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삼자가 아니라 내 아내의 감정이니까요.
다만 남편분이 모르고 한 행동이 분명해 보이니 남편분을 비난하실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만약 앞으로도 남편분이 그렇게 감정의 조절을 현명하게 하지는 못할 것 같은 스타일이라면, 이제 내 감정을 지키는 방패는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대처입니다. 타인이 나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감정이 휘둘린다면 나는 내 감정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세상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내가 나를 지켜내면 그만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며 살아갑니다. 부모님, 친구, 친척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우리는 ‘착하다.’ ‘공부 잘한다.’ ‘대단하다.’ ‘부럽다.’ ‘예쁘다’ 등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고 그런 말을 들으면 실제로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래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을 정말 싫어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고래가 춤을 추기 위해서는 칭찬이 필요하다.’이기 때문입니다. 칭찬 따위 없어도 고래는 얼마든지 춤출 수 있습니다. 타인의 인정을 바라지 않고 타인의 존재나 평가 자체를 무시하다 보면 내 안에 ‘나만의 영역’이 생깁니다.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는, 칭찬 따위가 없어도 얼마든지 춤출 수 있는 고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자존감을 키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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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