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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남자입니다. 술 마시고 기억도 없는 상황에서 다른 여자와 잠을 자버렸습니다. 소위 원나잇을 한 거죠. 그런데 설상가상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혼 초에도 한번 같은 실수를 했고 아내에게 들켜 이혼 직전까지 갔었는데 또 같은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아내가 완고해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정말 이제는 정신차리고 새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각서, 공증, 모든 재산상의 명의를 아내에게 일임하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결혼생활만큼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본가나 처가 가족들 앞에서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얼마나 깊이 남겼는지.. 이번이 첫 잘못도 아니지만..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모든걸 바꾸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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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모든 걸 바꾸고 싶습니다.”라고 단단한 의지를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아내분의 너무도 큰 실망과 분노 때문에 용서가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제는 정말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지니고 계시니 계속 아내분께 지치지 않고 같은 태도를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엔 아내가 완고해서 제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질문하셨지만, 크게 실망하신 아내분을 한순간에 이해시키거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할 비법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런 짧은 노력으로 아내분의 실망과 분노를 원점으로 돌리려고 하는 생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건 아내분의 상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는 뜻이니까요.
사연 주신 분은 현재 자신의 진솔한 감정과 진정성에 매몰되어 상대의 변화만을 기대하시면서, 안타깝게도 놓치고 계신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 일로 배우자분이 얼마나 크고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그 강도와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다면 그 모습을 바꾸어낼 방법을 고민하는 대신, 아내의 마음이 언젠가는 풀어질 수 있도록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번 더 다짐하고 매일 실천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아내분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남편분이 무언가를 얼마 동안 한다고 해서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ㅠㅠ
용서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아내분이 결정하실 몫이지 남편분이 바라거나 요구하실 몫이 아닙니다. 따라서 남편분 행동의 목표는, 아내분의 마음 변화가 아니라 아내분에게 이제껏 하지 못했거나 부족했던 정성이나 배려, 사랑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언젠가 그 진심이 통한다면 아내분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요.
설사 아내분의 의지가 너무도 완고해 안타깝게도 그 노력의 여지조차 열어주지 않으신다 해도, 흔들리지 말고 같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목표는 아내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진심을 보여주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설사 아내가 끝까지 변화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로 말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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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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