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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입니다. 같은 과 남자 동기를 좋아합니다. 거의 절친에 가까운데, 친구 말고 사귀고 싶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 말고는 과 동기 여자 중에 그 아이에게 반한 아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면 대부분은 “그냥, 뭐.” 정도.
그런데 저는 이 친구랑 눈빛만 마주쳐도 가슴이 요동칩니다. 제가 보기엔 키도 크고, 잘생겼고, 목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매너가 훌륭한데, 도대체 뭘 더 원하는 건지 왜 이런 스펙이 다른 친구들 눈에는 안 들어올까요? 내 눈에 콩깍지가 쓰인 걸까요? 아니면 정말 천생연분인 건지.
문제는 고백입니다. 안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진지하게 저를 둘만 따로 보자고 하더라고요. 고백하려고 하는 걸까요? 아,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니, 만약 아니라고 해도 이번 기회에 제가 고백을 하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죠? 자긴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하면 정말 죽어버리고 싶을 것 같은데. ㅠㅠ 제가 어떡해야 할지 조언 좀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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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사연 감사합니다. 비록 사연 주신 분은, 고백이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지만, 이 상황을 바라보는 제삼자인 제 눈에는 정말 예쁘고 아름답게만 보이네요. 사랑만큼이나 아름다운 게 썸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
상담사는 내담자의 행동이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조언도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그냥 두 눈 꼭 감고 용감하게 대시하세요.”라던가, “친구 사이조차 깨질 가능성이 있네요. 고백하지 말고 그냥 친구 사이로 오래오래 두는 게 낫지 않을까요?”라는 식의 조언을 드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답장을 드립니다.~ ^^
인간은 살면서 참 많은 후회를 합니다. 그중에는 하고서 후회하는 일도,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도 있죠. 사실 둘 다 그저 셀프 마음 고문일 뿐이라는 점에서 크게 의미 없는 행동이지만, 적어도 ‘고백’에 있어서는 하고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이 더 큰 후회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친구분이 먼저 만나자고 했으니 만나서 일단 친구의 고백이 있기를 기다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백받는 기쁨도, 받자마자 나의 마음을 고백하는 기쁨도 둘 다 얻을 수 있는 전략이니까요. 다만, 만나자마자 고백하지 않는다고 해서 만남의 시간 내내 우울해하거나 초조해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백의 시점은 누구에게나 크게 고민되는 소재라서 그분에게 만약 고백의 의지가 있다면,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만나서 함께 하는 시간은 충분히 즐기면서 기다려보자구요. 우리. ^^ 굳이 고백을 기다리며 초초해 하지 않고 말입니다.
다만, 만남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도 상대로부터 고백이 없다면, 넌지시 내 마음의 일부를 보여주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놓고 “나, 너 좋아해. 나랑 사귀자.”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상대가 내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힌트만 주는 거죠.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니 스스로 고민해보시는 것이 좋고요.~
만약 상대도 같은 마음이었다면 이 힌트를 무척이나 행복해하며, (비록 그날이 아니더라도) 고백할 시점을 곧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 어떤 힌트도 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내 사랑을 훔쳐갈 수도 있겠죠? ^^
다만, 그런 힌트를 여러 번 반복해서 주었음에도, 상대의 태도가 언제나 변함없다면 그때는 ‘좋은 친구’로 내 곁에 영원히 두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내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언젠가는 식어갈 확률이 높지만, 그렇게 단단한 우정으로 연결된 사이는 평생 함께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다 없던 애정이 생기기도 하고요.~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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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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