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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님. 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했습니다. 아니 사랑을 잃었습니다. 소중한 걸 잃고 뒤늦게야 후회하는 일은 큰 고통입니다. 해가 떠 있을땐 그나마 버틸만 합니다. 해가 지고 모두가 잠든 시간이 되면 전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견디는게 너무 힘듭니다.
제 곁에 있어주던 그에게 전화해 너무 힘들다고, 니가 없는 하루는 고통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를 밀어낼때마다 항상 저를 잡아주고 제 곁에 머물러 주었습니다. 저는 바보같이 그는 영원히 저를 붙잡을거라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이기적으로 굴었고 때로는 심하게 굴었습니다. 이번엔 그가 먼저 이별을 말하더군요. 물론 저희의 이별엔 두 사람 모두 잘못이 있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이렇게 영원히 끝나버리는것을 견딜수가 없습니다.
다시 그에게 찾아가 너무 보고 싶다며 사랑한다고말하고 싶지만 무수한 많은 생각들이 저를 붙잡습니다. 저는 그의 과거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고 그의 작은 실수들 때문에 많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랑하는 그를 다시 만나도 그런일들이 또 반복될까 두렵습니다. 그가 다시 제게로 온다면 노력하겠지요. 다시 그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망설이고 있습니다. 혹시 그가 거절을 한다면 그 상처 또한 제가 견딜수 있을수 의문입니다.
이런저런 두서없는 글을 썼습니다. 그가 없는 저는 끝없는 동굴을 걷는 기분입니다. 혹시 제가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단지 허전함이나 외로움때문인지 그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어 저는 제 감정에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부정확하게 또는 정확하게 만드는 것 또한 제 몫이지만 전 제가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별한지 아직 한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서 제 마음을 진정으로 들여다볼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야하는지 아니면 지금 당장 그에게 가서 사랑한다고 말해야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없이 혼란한 와중에 블로그를 보며 치아님 글을 읽으면 조금은 마음이 정리가 되고 이성적인 생각이 가능해집니다. 좋은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치아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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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다가가는 것을 고민하는 분에게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하나는 ‘절실함’이고 다른 하나는 ‘면역력’입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연락하거나 새삼 깨닫게 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하는 분 중에, 당장 실행하지 못하고 다양한 생각 때문에 실행을 고민하는 분이 계십니다. 남보다 생각이 많거나 매사에 조심하는 성격이셔서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더 큰 가능성은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의 절실함이 적기 때문입니다. 이 문장에 결코 ‘가치평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사연 주신 분을 비난하는 게 결코 아니라는 뜻입니다.
연인과 헤어진 후에 이어지는 마음의 고통은 대개 비어버린 ‘공간’ 때문에 발생합니다. 나의 생활, 생각, 행동의 기준, 모두에 존재하던 그 사람이 사라진 후 아직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공간 말입니다. 우리의 뇌는 그 공간을 그리움이나 사랑으로 해석합니다. 사실은 다른 것으로 채워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는 단순한 ‘공허함’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공허함이 아니라 그 사람의 부재로 발생한 놀라운 깨달음이 만든 ‘절실함’으로 내 안이 가득한 분도 있습니다. 그 깨달음은 주로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경험이며 그렇게 깨달은 소중함이나 미안함은 무모할 만큼 과격한 실행력을 만듭니다. 고민이나 생각 등이 실행을 주저하게 할 겨를도 없이 말입니다. 따라서 저는, 다시 만나는 것을 고민하는 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내가 그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고 있다면, 실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만약 그렇게 ‘실행’을 결정하셨다면 반드시 면역력을 위한 마음의 예방주사를 자신에게 놓으시기 바랍니다. 헤어진 두 사람의 마음을 다시 맞추기는 정말 어렵기에 ‘거절’이라는 강한 공격을 받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때 그 공격에서 나를 지킬 마음의 면역력을 갖추고 덤비지 않으면 실연의 아픔에 자존감이 무너지는 ‘절망’까지 더해 훨씬 깊고 헤어나오기 어려운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비록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런 상황에서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달랠 것인지 정도라도 사전 시뮬레이션한 후 실행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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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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