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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반드시 전제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에게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보는 내내 너무도 행복했던 드라마였으며, 그 단단한 스토리 구성과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던 시적인 대사 하나하나에 매번 감탄하며 본 드라마이어서, 결론적으로 별 다섯 개 중에서 고르라면 주저 없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그런 칭찬을 바탕에 깔고, 그래도 꼭 딴지를 하나 걸어야 한다면,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는 왜 ‘엄마’를 생각하면 항상 고맙고 미안할까요? 이 표현 속에는 가족을 향한 엄마의 희생과 헌신을 우러러보는 가치관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걸 '모성애'라고 부르며 칭송하죠. 하지만 과연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우리네 엄마들이 살아온 인생이 과연 본받아야 하는 올바른 모습일까요? 그렇게 사는 게 아름답고 고귀하고 성스러운 걸까요? 떠올리면 조건반사적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는 희생과 헌신의 그 모습이 진정한 [엄마]의 자격일까요? 심지어 “나는 과연 엄마처럼 내 아이에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자책까지 하게 된다면 그게 과연 올바른 깨달음일까요?

 

드라마 속 엄마의 희생과 헌신에 조건반사적으로 감동하며 눈물 흘리는 우리는 어쩌면 사이비 교주에게 홀린 신도일 수도 있습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을 모두가 눈물 흘리며 찬양함으로써 ‘엄마’들로 하여금 그게 옳은 가치관이니 따라야 한다고 압박하는 형국이니까요. 그렇게 살아오신 건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과연 그게 닮아야 할 모범답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못 하는 게 부끄러워질 만큼 고귀한 가치인지도요.

 

저는 우리네 엄마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 정도만 남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면 오히려, 이제 희생과 헌신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여인의 삶이 어떤 건지 알았으니 그걸,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으로 남기는 게 더 바람직하겠죠. 그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더욱 더 나를 위해, 그리고 내 인생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는 게 오히려 ‘나를 그토록 아끼던’ 엄마를 위한 헌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는 나를 위해 자기 인생을 희생하며 이혼을 참았다고 해도, 나까지 내 아이를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드라마 속 금명이는 제발 애순이처럼 살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소중하고 감사하지만,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는 삶. 그게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여자이며,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엄마의 삶은 그녀를 위해 독립적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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