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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방학 때 큰 집에 놀러 갔다가 그런 일을 처음 당했는데 그 충격은 말할수 없었지요.. 지금도 그 날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너무 무서워서 몸을 움직일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오빠네 가족이 서울에 놀러올 때나 우리 가족이 시골에 놀러갈 때마다 그일은 반복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다 큰 남녀 학생들을 한 방에서 재운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이불을 파고드는 오빠의 손과 내 손을 자기 물건에 대고 비비는 행동, 그리고...... 그냥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한번은 엄마한테 얘기했습니다. 큰오빠가 나한테 한 짓을... 그치만 엄마는 설마 큰오빠가... 라며 믿어주지 않으셨습니다 몇 년이 지나서 한번더 엄마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엄마 제발...나 큰집에 데려가지 말라고.. 울며 부탁했습니다..그때도 엄마는 제 말을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그때부터였던거 같습니다. 아... 이 세상에 내편은 아무도 없구나... 그냥 청소년 시기가 빨리 무사히 지나가기만 기도하며 불면증에.... 죽고싶다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가출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삐뚤어지고 베베꼬여서 부모님께 무지 반항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자마자 집에서 탈출하고 싶어 독립했습니다.

그러다 이번 설날에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아이들 다 재우고 정말 오램만에 친척들이 모여 앉아 술을 마시다가 내가 술기운에 터진겁니다. 큰오빠 나한테 과거에 그러지 않았냐.... 엄마는 그때 왜 내 말을 믿어주지 않지 않았냐...다 얘기해 버렸습니다...그렇게 얘기하면 속이 시원할줄 알았습니다...엄마는 정말 몰랐다...라며 충격받으셔서 울며 사과 하셨지만 제 맘이 풀리지 않습니다. 큰오빠는 지금도 사과를 하지 않습니다 오빠 하는말이 더 가관입니다 자기도 피해자라는 알수없는 얘기랑 내가 거부했을때는 하지 않았다...라구요... 거부요? 참다참다 죽을 것 같아서 제발 하지말라고 한마디했던 그 거부요? 그럼 나머지는 모두 내... 잘못이었다는 건가요?

정말이지 사는게 너무 힘드네요...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아보겠다고 버텼는데 뭐땜에 이렇게 살아야하는지도 모르겠고...내가 그 얘기를... 뭘 기대하며 터뜨렸는지도 모르겠고...앞으로 친척들을 어찌 봐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그냥 다... 모르겠어요 그냥 사는게 뭔지... 싶기만 하네요..

지금은 친척식구들과 연락을 안하고 있는상태지만 그렇다고 계속 안할수는 없겠죠...제가 어찌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자 어려운 얘기를 꺼냈습니다...치아님... 긴글... 힘든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도움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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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읽는 내내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릅니다. 친척 오빠라는 분의 뻔뻔함과 어머님의 무책임함에 할 말을 잃고 한동안 망연자실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ㅠㅠ

우선, “터뜨리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 안에 곪을 만큼 곪은 고름 상처는 내가 그것을 지켜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내 몸을 아프게 하는 법입니다. 비록 당장은 ‘시원함’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실지 모르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잘한 행동’이라고 여기게 되실 겁니다. 실제 ‘신체적’으로도 그렇게 되실 거고요.

지금 속이 시원하지 않으신 이유는, 사연 주신 분이 ‘착해서’입니다. 타인에게 상처받은 기억을 지니고 계심에도 그 대상이 ‘친척’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자신의 폭로를 ‘마냥 잘한 행동’으로 규정하지 못하고 계시니까요. 그건 큰오빠라는 분도 알고 계십니다. 상대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아직도 뻔뻔할 수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큰오빠가 뻔뻔할수록 사연 주신 분의 속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하시면 좋을 행동수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말고는 사연 주신 분의 선택이지만, 저 같으면 반드시 이렇게 할 것입니다.

우선 ‘친척’이라는 개념을 머리에서 지우시기 바랍니다. 특히, 친척이기에 내가 무언가를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없애시고 그러지 못한다고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갖지도 마세요. 친척도 그저 하나의 인간관계일뿐입니다. 지금부터는 내게 잘하면 나도 잘하는 거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때 이어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명절에 큰오빠를 만날 때마다 ‘그 일’을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지하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마치 처음 말하는 것처럼, 농담처럼,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오빠 옛날에 나한테 그랬던 거 기억나?” 이렇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런 행동을 오빠가 싫어하고 화를 내면 낼수록 사연 주신 분이 이기시는 것입니다. 그런 반응은 본인이 잘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느낄 때, 그래서 그 일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본능적으로 하는 반응이니까요. 그렇게 반복했음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 조금씩 더 많은 친척 앞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시기 바랍니다. 폭탄처럼 한번에 말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점점 더 자세하게 꺼내서 큰오빠의 피를 말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다 자기 아이들까지 알게 될까 두려워서라도 오빠가 먼저 사과하면 관계회복은 그때 다시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래도 사과가 없다면 그저 “나의 친척 오빠는 아주 옛날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라고 생각하시고 이후 행동을 이어나가시면 됩니다.

사연 주신 분이 “앞으로 친척 식구들을 어찌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라고 고민하시는 일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고민은 친척 식구들이 하셔야 할 고민입니다. 너무 착하신 겁니다. 도대체 왜 피해자가 가해자를 배려해주어야 하나요? 친척이요? 친척이라고 생각한다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죠.

친척 식구와 관련된 모든 일에 이제부터는 사연 주신 분이 ‘가장 뻔뻔하고 떳떳한 사람’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사연 주신 분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시면 제 가슴에 암세포가 자랄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홧병 때문에 말입니다. ㅠㅠ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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