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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를 보며 정말 학창시절 가르쳐주지 않았던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답변을 정말 사려깊고 조리있게 잘 해주셔서 정말 신뢰를 주는 상담가이신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익명임에도 굉장히 용기내어 말씀드립니다.

저의 고민은 성적 취향에 관련된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의 성적 판타지는 비정상적이고 반윤리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취향에 흥분을 느끼는 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강간하는 듯한 뉘앙스 혹은 공공장소나 치한 관련된 AV를 찾아보게 됩니다. 공공장소에서 남몰래 일어나는 스킨십, 그리고 지배적인 남성과 수동적인 여성의 관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미투운동이 거세지면서 더욱 제 자신이 더럽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느꼈을 아픔에 정말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제 자신의 취향이 더욱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고민스러워서 관련된 성 도착증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Frotteurism, Agoraphillia인 것 같습니다. 강제로 범해지는 것과 스릴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접촉 도착증의 경우 야동에서는 대중교통 등에서 일어나는 그 상황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현실 상황에서는 누군가가 나에게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점에서 흥분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추행을 당하는 것에 흥분을 느끼는 여자는 저말곤 세상에 없을 것만 같습니다.

치아님께서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는 성적 판타지는 옳다고 언제나 말씀하셨죠. 그러나 저는 여자이기때문에 더욱, 제가 너무나 남과 다른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강간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것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범죄를 당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취향이 다른 여자들과 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것만 같아 괴롭습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인가요? 혹시 저도 모르게 과거의 트라우마나 그 밖의 경험들로 인해 이런 비정상적인 심리가 생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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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분위기(미투운동)에서 여성으로서 가지는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한 반감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럼에도, 이미 메일에서 말씀하셨듯이, 저의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 어떤 성적 판타지도 그저 개인의 취향이라고 봐야 합니다.”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그런 취향을 가졌다고 해서 미투운동 피해여성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도 아니며, 그들의 아픔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적 취향은 그저 성적 취향일 뿐입니다. 그러니 본인의 성적 취향과 미투운동을 연관하여 자신에게 상처주는 행위는 더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적 취향은 결코 ‘정신이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특별한 사건이나 경험으로 만들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인생 전체가 그렇습니다. 닭갈비 먹다가 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평생 닭갈비를 피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결코 ‘정신이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나의 성적 취향을 인정하고, 그것을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숨기려고만 하고 떼어내려고만 하면 그 대상은 내 몸에 더 강하게 접착하는 법입니다. 오히려 인정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그것은 내게 영향을 덜 주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 ‘취향’과 함께 사는 것이 정말 힘들고 괴롭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그 취향을 내 몸에서 떼어내는 과정을 수행하시면 됩니다.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전에 그 녀석과 함께 ‘건강하게’ 동거하는 노력이 우선입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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