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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문가님께 상담을 한다니 무척 떨리네요. 평소에 치아님 블로그에서 여러글을 접했고 상담해주셨던 답글에 탄성하고 공감하고 얻고 배운것이 많았어요. 요즘 깊은 기로에 있어서 용기내 글 보내요.

결혼을 생각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이 무뚝뚝합니다. 문자를 보내도 그는 늘 읽씹이고 저에게 먼저 챙겨주는 그런연락을 한적이 거의없어요. 서운함에 투정부리면 며칠뿐 그때뿐이에요. 서로 어떤하루를 보냈는지 공감하고 싶을뿐인데 연락이 도통 되질 않으니 답답하고 공허할때가 많아요. 지인들과 모임도 잦고 술자리도 있다보니 걱정되는데 늘 연락이 안되요. 회사에서 늦게까지 일하는척 거짓말 할때도 있어요.미안해서래요. 걱정되니까 술자리 있다 집에 잘 도착했다 딱 두개만 연락 보내 달라고 어르고 달래고 애원해도 안되네요. 연락의 횟수를 바라는게 아니라 하루 한통이라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연락을 바라는데 너무 어렵네요.  너무 공허하고 혼자 연애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약속의 문제에서에요. 약속을 해도 그는 변수가 많이 생겨요. 일,지인들과의 갑작스런 모임..약속이 깨져도 저는 되도록 이해하려해요.그런데 약속이 깨지면 이러한 상황이 생겨서 약속을 못지킨다고 연락을 먼저 주는게 예의인데 이런상황에서도 연락이 없어요. 하염없이 기다리다 느낌으로 알죠.바람 맞았구나.. 변수가 생겨 너 혼자 정한 약속이 깨지는건데 너가 헤아려야 하지않느냐 라고 말해요. 제 입장에서는 사실 당황스러웠고 서러웠어요. 혼자 정한 약속 이라니..이제 우리 둘의 약속은 나 혼자만의 것이 된건가? 결혼할 사람이였는데.. 이별을 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워요.

평소에도 점잖고 표현도 적어요.질투하고 표현하고 이런게 체신이 깍이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가부장적인면도 있어요.제가 요리를 해주면 밥 먹고 치우고 과일을 깍아서 먹을때까지 손하나 까딱 안해요.자신이 먹고 난 과자봉지도 제가 다 치워주길 원하고 결혼해서도 집안일은 시키지 말길 당부했어요.

그런데 제가 왜 이사람을 사랑하느냐..

지금까지 적은것만 빼면 참 좋은사람이에요.함께 있을때 그사람 방식안에서 참 다정해요.제가 토라졌을때 눈치보냐고 어쩔줄 모르기도 하고 티 안내려고 하는데 질투도 심해요.그게 아이같이 귀여워요.또 인품이 참 좋아요.자신보다 낮은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아요.제가 곤경에 처했을때 무시하는게 아니라 제 편이 되줘서 큰 감동을 받았어요. 선물도 자주 주고 필요한거 없어?머 사다줄까?물어봐요.저는 많이 사다줬잖아.나 부자야.그러면 그런걸 이쁘게 봐요.그래서 우리 쇼핑하러갈까? 이런식으로 챙겨죠요. 자신은 서투르고 표현을 못하지만 너를 마지막사랑으로 깊이 생각하고 있어.너가 내 마음을 다 모를 뿐이야.나는 절대 쉽게 변하지 않아. 라고 말할땐 그의 확신과 진심이 느껴져요.

같이 있으면 정말 사랑이 느껴지고 행복하다가 이게 며칠 뿐 다시 외롭게 만들고..이런 반복이네요.내가 순종적이고 이쁜짓만 해야 우리관계는 평화로울것 같아 앞으로의 평생이 막막하고.. 결혼한 친구들은 몇년살면 다 필요없고 경제력이 최고라는 현실적이고 섬뜩한 이야기를 해요. 그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게 살 수 있는건 극명해요.

마음에서는 헤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머리에서는 자존심 굽히고 들어가 붙잡고 결혼해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생각으로 살라하는데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그와 헤어지고 견뎌야 할 시간, 새로운 사랑에 대한 확신과 두려움, 우리 신혼집과 그곳에서 꿈꾸었던 결혼생활의 로망

저는 속좁은 속물인걸까요..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쓰다보니 너무 장문이 되버렸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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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사연의 내용에서 제가 가장 놀란 부분은 “저는 속 좁은 속물인걸까요?”라고 하신 부분입니다. 사연을 모두 읽은 제가 느낀 건 ‘나를 버리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정말 착한 분이구나.’였는데 그런 분이 자신을 ‘속 좁은 속물’이라 생각하신다고 하셔서 무척 당황했습니다. 혹시 남친의 경제력을 언급하신 것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신 건가요? 맙소사. 경제적으로 힘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건 ‘속물’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10명에게 질문하면 10명 모두 같은 대답을 할 만한 소재라는 거죠. 제발 ‘속물’이라는 단어는 이제 뇌에서 지우시길 부탁드립니다.

중간에 ‘내가 왜 이 사람을 사랑하느냐’부터 시작한 남자 분의 장점은 정말 장점이라고 할 만큼 좋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앞에서 언급하신 단점들도 충분히 단점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입니다. 둘은 어느 것이 더 크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대등합니다. 즉, 언급하신 내용들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그 분과 계속 만나느냐 헤어지느냐를 판단할 때 언급하신 부분들은 제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맞습니다. ‘나’입니다. 상대의 조건과 행동과 말과 태도를 다 제외하고 나면 이제 남은 건 오직 하나 ‘나’와 ‘내 마음’입니다. 이 사람과 함께 할 때 나는 행복한가? 이 사람으로 말미암아 나는 성장하는가? 이 사람 앞에 있을 때에도 나는 변함없이 독립적인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가? 이 사람으로부터 나는 존중받는가? 등등.

결혼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이 중심만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 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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