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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글을보냅니다. 지난번 상담으로 많은도움이되었습니다. 최근 오프라인상담도 중단하고 암튼 또경계를풀고 살아가며 원래대로 내성격다풀고 살아가고있습니다. 남편은 이제 못받아주겠다고합니다. 그냥 작은일을크게 화를 내고 사과를받아내고 후련해집니다.
전 피해의식에사로잡혀있어요 남편이저를무시한다는생각이들면 미칠듯이 감정이 조절이안됩니다. 예를들어 매일 늦게오면 사과를하거나 미안해하는 행동을보여야하는데 더당당해지는남편을보면 약이오르고 화가 폭발합니다 도대체자존감은어찌키우나요? 미칠것같습니다 이제 머가 먼지도잘모르겠습니다. 상담을받을때살짝좋아지는듯하다가 지금 고피풀린 망아지가된듯합니다
남편이 애때문에 이혼못할거라는 생각에 그냥 동요되되지않는데 남편이 나를죽이고싶고 자살하고싶다는생각도했다고 이혼하자고합니다 이사실은처음알았습니다. 전어찌해야하나요?
그냥 통제가안되고 혼돈의 최고상태입니다. 가만히있어도 미칠것같고 가슴이두근거립니다. 답도안보이고 이러다 먼가일이터질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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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보내드리면 받은 메일과 보낸 메일을 모두 그 즉시 바로 삭제하기에 이전에 어떤 내용의 상담 글을 보내셨는지 또 제가 어떤 내용의 답장을 드렸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말씀하신 것 같아 한편으로 무척 안타깝기도 합니다. ㅠㅠ
말씀하신 ‘작은 일에 크게 화를 내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미칠 듯이 감정조절이 안 된다.’ ‘약이 오르고 화가 폭발한다.’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된 듯하다.’ 등의 증상은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감정의 변화는 아닙니다. 특히, ‘남편이 나를 죽이고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이혼하자고 한다.’라고 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일정 정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듯 보입니다. (물론, 남편분 역시 그런 공격을 받을 만한 원인제공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매일 늦게 귀가하면서도 사과하거나 미안해하지 않고 더 당당하다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반응은 아니니까요.) 심리학의 유형으로 보면 사연 주신 분에게는 약간의 ‘경계성 성격장애’의 소견이 보입니다. 또, ‘가만히 있어도 미칠 것 같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공황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기도 합니다. 즉, 사연 주신 분은 현재 단순히 ‘자존감을 키우는’ 자발적인 노력의 수준으로는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절대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사연 주신 분을 무슨 정신병 환자 취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입니다. 불면증은 결코 ‘자려는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 아니라 신체가 내 이성과 의지의 통제를 벗어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는 일단, 약물 등을 활용하여 물리적으로 조절한 후에 추가적인 의지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진료 받으신 후 약물의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신과 약물이라고 해서 절대 편견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이 수면제의 도움으로 일단 잠을 자고 나면 다음날 활동이 원활해지고 그 피로함이 누적되어 그날 저녁에는 수면제 없이도 잠을 잘 수가 있는 것처럼, 신경장애 역시 약물의 도움으로 일단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고 나면 이후 약물 없이 내 의지로도 감정을 조절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특히, 최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에 처방되는 약물은 그 예후가 드라마틱할 정도여서 큰 도움이 되실 거라 믿습니다.
과거에는 정신적인 증상을 신체적인 질병과 다르게 취급하며 두려워하고 때론 비난, 경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나 치료기록은 그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으며, 오직 환자 본인과 담당의사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우선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의지로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드는 작업은 그 이후에 진행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