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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중독인 것 같습니다.

상담사 치아 2019. 5. 28. 11:42

 

믿었던 남편에게 너무 큰 실망을 했고,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이혼을 했습니다. 이혼서류 접수후 바로 다음주에 만난 남자랑 잤습니다. 그 남자와는 섹스파트너로 만났습니다. 이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는 곧 다른 남자를 만났습니다. 이 사람과는 잠자리는 하지 않았지만 제가 좋아했습니다. 그 남자와 헤어진 바로 그날 또 새로운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 남자는 만날 때마다 잠자리를 요구했습니다. 저도 그 남자와 즐기는 게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후회는 안 해요. 그런데 그 남자와 헤어진 다음날 전 다시 과거 남자를 만나 관계를 가졌습니다. 중단되었던 섹스파트너 관계를 다시 시작한 겁니다.

 

전 어차피 사랑따위 필요없고 성욕을 해결할 파트너만 하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지금도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중독처럼 계속 남자를 찾고 있습니다. 분명 섹스파트너만 필요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데 왜 미친 사람처럼 남자를 찾고 있는걸까요. 머리로는 압니다. 이 순간을 혼자 버텨야 힘이 생긴다는 걸요. 이혼과 이별의 충격을 견뎌서 평온해진 후 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요. 그런데도 매일같이 남자를 찾고 있네요.

 

전 자존감이 강해서 남자친구와의 이별에 상처받거나 자책하지 않아요. 이혼 후 방어막이 생긴 거일 수도 있어요. 이혼한건 상처고 힘든 건 당연하고요. 암튼 남자들과의 이별 후에도 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하고 감사하며 살려고 하고 있어요.

 

제 마음 상태는 왜 이런 건가요. 치아님이 보시기에 가장 좋은 처방전은 뭘까요. 전 이별로 인한 부재따위는 느낄 사이 없이 너무 바쁩니다. 육아에 회사일에 학업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분명 빈공간이 있는 건 아닌데 왜 남자중독증 환자처럼 이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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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주신 분은 메일에서 “왜 남자중독증 환자처럼 이러고 있을까요.” “제 마음 상태는 왜 이런 건가요. 치아님이 보시기에 가장 좋은 처방전은 뭘까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왜 남자 중독증 환자처럼 그러시면 안 되는 걸까요? 혹은 왜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제가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지금 보여주시는 모습이 전혀 ‘남자 중독증 환자’처럼 보이지 않으며 그렇기에 처방전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그 사람에게 실망했으며 이젠 이혼까지 했다면 내 마음은 지금 충분히 텅 비어 있고 많이 허전한 상태입니다. 그 허전함을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안아주는 따뜻한 인연이며 그 인연이 이성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사연 주신 분은 지금 바로 그 ‘인연’을 찾고 계시는 것뿐입니다. “단지 성욕을 해결할 파트너만 필요할 뿐입니다.”라고 말씀하시지만, 그리고 정말 그렇게 확신하고 계신 것 같지만, 사실 내 영혼에게는 나도 모르게 ‘인연’이 필요한 것입니다. 머리는 그 사실을 강력하게 부정하고 있지만 그 생각이 몸까지 지배하진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절대 그래서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따라서 저는 오히려 사연 주신 분이 지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너무 잘 하고 있어.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씀해주시면서 토닥토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치고 외로운 영혼이 단지 벗을 만나고 싶어 노력하는 중일뿐입니다. 내 몸이 어쩔 수 없어 내는 신음조차 하지 못하게 막으신다면 오히려 더 큰 물리적인 통증이 찾아오게 될 지도 모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안아주세요. 내가 나를 이해하고 안아주지 않는다면 세상의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그깟 남자쯤 1년에 열 명을 갈아치우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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