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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연습 중입니다.

상담사 치아 2019. 8. 6. 11:56

 

지금 이 글을 쓰는것은 어쩌면 어떤 답을 구하는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쓰냐구요? 치아님의 블로그를 보면, 님이 별의별 황당한 고백을 다 들어보셨을것 같아 별로 놀라지 않으실것같고, 제가 기분나빠할 막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실것 같아서입니다. 그냥 그런 사람에게 말해보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현재 자살을 연습중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이게 자살이 아니라 안락사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도피이지요 지난 번엔 그래서 잠시 기절도 했었습니다 죽을 만큼 시간을 끌지 않았기에 다시 깨어났습니다 말그대로 실험을 했던거니까요 어떤 이유인지는 알수 없지만 고통은 없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으로 죽을수 있을지는 어차피 100퍼센트 알수 없습니다

 

저같은 많은 사람들의 공부와 간접경험을 통해서 방법을 저도 알게 되었지만,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 제가 죽는 사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적이 없으니, 알 도리가 없습니다 설사 봤다고 해도, 수많은 변수가 있고 사람체질도 천차만별이니 어차피 100퍼센트 미리 알수는 없습니다 제가 만약 의사라 해도 이 사실은 변함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진짜로 죽어보기 전엔 모릅니다 생물학적 죽음을 겪는다해도 영혼이나 의식이 사라질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두렵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니까요 또한 죽기에는 걸리는것도 있습니다 자식 앞세운 엄마를 만드는 죄를 제가 사후에라도 감당하지 못할것 같아서입니다

제발 틀에 박힌, 살아가라고 위로하는 긍정적인 말을 하시거나, 저를 비난하시려거든 차라리 답변을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매일 생과 사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억지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주변사람들, 특히 직장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고 상처 안 받더라도 극심한 불안에 떱니다 우울증을 자각한지는 오래 됐고, 정신과 약을 먹고 있습니다 약도 의사도 이제는 못 믿지만, 꿈없는 수면을 위해 수면제를 타려고 억지로 다니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은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결혼을 해보거나, 직장을 관둬보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돈을 벌지 않고 엄마나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 더 살아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제 고통이 덜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도시 생활을 더 해보거나 시골생활을 해볼수도 있을겁니다 어렸을때 몇년간 시골생활을 한적도 있습니다 저희 집안은 가난합니다 어려서부터 집안에서 안좋은 일이 많았고, 어렸을때 성추행을 당한 경험도 여러번 있습니다 취업 전 백수생활을 해봤고, 직장생활도 오래 해봤습니다 연애도 많이 해봤고 부모님과 성인 된 후에 오래 살아도 봤습니다 일부러 사람들과의 함께 있는 나날을 늘려보았고, 혼자 오래 있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식으로 상황이 바뀌어도 늘 불행했습니다 그래서 죽고만 싶습니다 이런 제 존재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입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고민해봐도 삶에서 고통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은 매우 짧고 적습니다 나쁜일이 더 많습니다 제가 그렇게 느끼고 있고, 그런지 오래된지라 더이상 살아갈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살아있는 한은, 아니 어쩌면 죽어서도 고통은 피할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잊어보려고 운동도 많이 해봤습니다 하지만 늘 좋은 느낌은 아주 쉽게, 아주 사소한 것에도, 아주 짧은 시간 안에도 허망하게 사라져 버립니다 이런 느낌 혹은 생각 자체가 너무도 지긋지긋합니다

제발 누가 저를 고통없이 죽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살도 결코 용기 없이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예전부터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는 죽음과 삶, 자살과 관련하여 평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위로나 감동, 혹은 질책이나 철학적 고민들을 담은 것들을 접합니다 가끔 웃기고 재밌는것도 보고요 영화, 책, 티비 프로그램 등입니다 퇴근 후나 주말에 많이 합니다 보고싶어서라기 보다는 달리 하고싶은 것이 없고, 그나마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백수로 부모님에게 얹혀 살면서 이런 것들에 빠져서 세월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고 운동을 하고 매일 약을 먹고 주말마다 데이트도 하면서 생업을 버티고 있습니다

 

듣고보니 살만 한것 같지요? 괴롭다는 저의 말이 배부른 고민같지요? 저도 일면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사람들, 가족들도 대부분 저를 그런 식으로 보니 더 고독합니다 제 자신을, 삶을, 도저히 좋아하지 못하겠습니다 여러번 말했듯이 저는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를 비난하시든, 위로하시든 님의 자유이고, 결국에는 제 고민에 어떤 해결도 안되겠지만

그냥 얘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답장 안하셔도 괜찮지만 한편으로는 뭐라고 대답하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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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항상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결코 죽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인간은 모두 한번은 죽게 되니 그 시점이 빠르냐 늦느냐의 문제일 뿐이고, 삶이 불행하고 괴롭고 마치 깨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처럼 고통스럽다면 그 모든 것을 일시에 해결해줄 수 있는 아주 확실한 방법 역시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살을, ‘살아갈 의지가 약해서’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그건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뇌로 하는 말입니다. 그런 말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자살은 그런 게 아닙니다. 자살은 충동이고, 자살은 마지막 해방구입니다. 순간적으로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면, (아무리 살아갈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더라도) 누구나 자살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그 자살은 현재의 모든 고통을 마법처럼 연기로 날려버릴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일 수 있습니다. 자살을 찬양하는 건 아니지만 무조건 자살은 나쁜 거라고 막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자살은 오로지 개인의 판단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만약 누군가가 (순간적인 충동이 아닌) 오랜 시간을 두고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해오고 있다면, 그건 깊이 고민해보셔야 할 과제입니다. ‘나와 나의 심리상태’를 분석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앞서서 말씀드렸듯이 자살은 충동이고 자살은 때로 고통의 해방구임에도 불구하고 난 그것에 대해 주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는 것은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삶에 대한 애착이 있다.’라는 것이거나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미화된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분들은 그 관심이나 집착을 죽음에서 삶으로 치환할 수만 있다면 그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저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거나 그 생각을 바꾸기 위해 하는 말’이라 생각하신다고 해도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말이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맘대로 해석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저는 그저 ‘그렇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참고로 저 역시 언젠가는 자살할 계획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지금은 아닙니다. 충분히 삶을 살아낸 아주 오랜 후가 될 것이며, 말씀하신 것처럼 그 형태는 ‘안락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우린 ‘죽음’에 관해서만은 동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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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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