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성관계 후 배가 아픕니다.

상담사 치아 2019. 9. 28. 15:21

 

안녕하세요 치아님. 남편과 관계 후 배가 아파서 질문드려요. 관계 가진 후 며칠 동안 계속 배가 살짝 아프네요.ㅠㅠ 물론 못 참을정도는 아니지만 꾹 누르듯이, 혹은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이 아랫배와 배꼽 양 옆으로 있어요. 생리 전에 느끼는 묵직한 통증과 비슷해요. (하지만 PMS는 아니예요. 생리 때는 아니거든요..)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정도라서요. 그리고 섹스 후 냉에서 아주 아주 약간 피가 보였어요. 정말휴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일만큼요. 그리고 후로는 피는 안 보였구요.

 

난소(황체)파열로 배가 아플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참기 힘든 고통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 정도로 배가 아픈 건 아니고 배란기도 아니었으니 그건 아닌듯한데.. 그래도 걱정이 되네요 치아님.ㅠㅠ 관계 시에 자궁경부를 자극한건 아니었는지 ㅡ이게 원인이 될 수도 있나요? 관계 중에는 자궁경부이 자극되어서 아팠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ㅡ 많은 추측중이었습니다.

 

그냥 성교통일거라고 생각되는데 성교통이 이렇게 오래 가기도 하나 궁금해요. 앞으로도 이런 통증이 왔을 때 또 걱정이 될 것 같아서요. 제가 예민한건지 ㅡ워낙 걱정인형이긴 합니다.ㅠㅠ ㅡ그래서 치아님께 질문 드려요. 그래도 남들에겐 쉽게 못 물어보는 질문들을 받아주실 치아님이 계셔서 너무 다행스럽고 감사해요.

 

-----------

 

이런 궁금함이 생길 때 저에게 물어보시는 걸 생각해주신다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는 의료진이 아니기에 진료를 할 수가 없어서, 주신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ㅠㅠ 대신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계 후 복통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복통인지, 질에서 시작된 통증이 배까지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자궁경부가 음경과 닿아 자극을 받은 결과일 수도 있고, 충분히 몸이 흥분되지 않아 애액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거친 관계를 맺은 결과일 수도 있으니까요. 흥분했더라도 너무 오랫동안 왕복운동을 하면 질 안팎이 뻐근하게 아프기도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아픈 거라면 질염이나 요도염의 증상일 수도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PMS와 우연히 겹쳤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 이상의 원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말씀하셨던 난소파열도 그렇고, 그 외 부인과적 질병 들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진료해보기 전에는 심지어 의사도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이죠.

 

괜히 사연 주신 분을 겁주려고 이런 말을 드리는 게 아니라 결론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꼭 받아보셨으면 해서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걱정 인형’이시라면 그 모든 걱정을 모두 날려버리는 용도로라도 꼭 병원 진료를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사로부터 “신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들으시고 나면 얼마나 마음이 편해질지 상상해보세요. 반대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에 하나 특별한 원인이 발견된다면 조기에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결론적으로 병원 진료는 무조건 좋은 결과만 만드는 행위입니다.

 

제가 참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가 ‘굴욕 의자’입니다. 산부인과 진료받을 때 다리를 벌리고 눕게 되는 의자를 환자분들이 에둘러 부르는 말인데, 얼마나 가기 싫으면, 또 얼마나 그런 행위가 불편하고 수치스러우면 의자에 그런 말을 붙였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얼마나 우리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나 알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여자가 다리를 벌리고 있는 행위는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심지어 의료행위임에도) 말도 안 되는 편견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니까요. 청진기 진단을 위해 웃옷을 올리고, 엉덩이 주사를 맞기 위해 바지를 조금 내리는 것과 아무 차이가 없는 행위임에도 말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내과에 가고,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또 가벼운 마음으로 산부인과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건강한 가치관 중 하나입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포스팅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