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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과거는 더럽습니다

상담사 치아 2019. 12. 24. 17:29

 

안녕하세요 그냥 평범한 여성입니다. 조언을 얻기보다도 그냥 제 속 얘기를 털어 놓고 싶어서 이메일 보내요. 주제는 제 이상성욕으로 제 인생이 망가져 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는 얘기입니다.

 

초3쯤에 자위를 시작했어요. 컴퓨터 속 야동을 보며 성인물에 중독되어 갔고 틈만나면 자위를 하고 성인물을 봤어요

 

성인이 돼서 처음에는 소개팅 어플, 그 다음에는 만남어플로 직접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관계도 맺었습니다. 거의 매일 채팅하는데 중독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남자친구와 멀어졌을 때는 바람도 폈어요. 이건 양심에 찔리고 남친한테 미안해서 둘 다한테 사실대로 말하고 관계를 다 끝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이건대요 저는 조건만남도 했습니다. 돈이 정말 없고 알바를 구할 수가 없어 예전에 트위터에서 본 게 생각나 호기심에 했어요. 네 그냥 쉽고 편하게 돈 벌려 한거죠

 

글을 정리하자면 제 과거가 부끄러워요. 미안하고요. 제 주변인들이 내가 이런 사람인걸 알면 어떻게 반응할까? 주변에 감사하게도 좋고 착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을 속이는것 같기도 해요.

 

문득 과거를 돌아보는데 성과 관련한 문제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성욕이 많기도 하고 스킨쉽하는거 관계맺는거 남자한테 사랑받는게 좋아서 거기에 집착했었나봐요

 

근데 이제 그러기 싫어졌어요. 저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당분간은 연애를 안하기로 했어요. 거의 못 하는거죠 그냥 혼자 지내면서 생각을 좀 정리하고 싶기도 하고요.

 

솔직히 제 과거.. 더럽죠 저도 알아요 근데 한국사회에서 살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양 덮는게 제가 살 길이겠죠 근데 양심에 너무 찔리고 저 스스로도 제가 너무 더럽게 느껴져서 자기혐오를 멈출 수가 없네요..

 

그냥 모르겠어요. 조언을 듣는게 목표라기 보다 맘이 너무 복잡해서 털어 놓고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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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이 필요하진 않다고 하셨지만,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답장 드립니다. 두 가지입니다.

 

하나. “솔직히 제 과거.. 더럽죠.”

어떤 부분을 ‘더럽다.’라는 표현으로 묘사하신 건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 야동을 보며 자위한 걸 말하시는 걸까요, 아님, 조건만남을 가진 경험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아니면 양다리 연애한 것을 말씀하시나요?

 

어릴 때부터 자위를 시작한 여성분은 정말 많습니다. 드러내놓고 서로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죠. 경험까지 따지면 거의 7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조건만남은 자칫 내 몸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는 배려 없는 인간관계라서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내 몸이 상처받을 수도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지, 그 일 자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규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판단은 내가 하면 됩니다. 내가 정당하다고 하면 그 일은 내게 정당한 일이고, 내가 부끄럽다고 하면 그 일은 내게 부끄러운 일이 됩니다. 내가 돈이 필요해서 그 수단으로 조건만남을 활용한 게 비난을 받을 일인가요? 타인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 수단으로 마약을 팔았다거나 폭력대행을 했다면 조금 다릅니다. 그건 타인에게 해를 주는 행동이니까요.

 

양다리 연애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사랑이 식어서, 또는 더 매력적인 이성을 만났다는 이유로 양다리 연애를 하니까요. 결혼하고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 연애 단계에서 다른 이성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그 연애방식으로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그 사람에게만 미안하면 됩니다. 자신을 자학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 사람이 사람보고 ‘더럽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요? 제발 이 표현은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용서될 수 없는 표현입니다.

 

둘째. “저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아주 많은 여성분이 사연 주신 분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위하고 양다리 연애하고 자의건 타의건 낯선 이와 원나잇을 하며 말입니다. 사연 주신 분의 어떤 부분이 ‘평범하지 않다.’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자신을 평범하지 않게 바라보는 사연 주신 분의 시선이 평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 삶은 내가 디자인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항상 옳다.” 이말, 이해하기 어려우시다면 그냥 외우셔도 좋습니다. 정말 그렇거든요. ㅠㅠ

 

상담을 원하는 분은, 사연을 이메일(orichia@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답장드린 후 바로 삭제합니다. 포스팅은 개인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익명으로 진행하며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주시면 절대 포스팅하지 않습니다. 상담료는 후불이며, 아래 배너를 참고하세요.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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