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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담드리고 싶은건.. 남편과의 문제입니다. 큰 주제는 이겁니다. 금이 간 신뢰를 메꿀 수 있을까요?
저희 남편은 다 괜찮아요. 치명적인 단점 하나 빼고요. 그 치명적인 단점은 여자관계로 자꾸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로 제가 받은 상처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아프다고 아프다고 말해도 아픈지 모르는, 그리고 같은 잘못 무한반복요.
남편은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여자들을 만납니다. 저도 그냥 ‘여사친’ 정도를 막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때 되면 선물하는 여사친도 있고, 아내가 아파서 집에 누워 있는데도 직장 여자 후배와 술을 마십니다. 친구 여동생과 나이트 클럽을 가고, 이미 퇴직해서 다른 회사를 다니는 옛 직장 여자동료와 단 둘이 등산을 가기도 하죠.
처음에는 저도 별 일 아니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남편에 대한 신뢰가 와르르 무너졌어요. 그러다가 한번은 외도한 걸 정통으로 걸렸습니다. 이게 뭐냐고 하다하다 별 짓 거리를 다한다고. 그렇게 나하나론 만족이 안됐냐고 하면, 통상 그런 상황이라면 미안하다 빌고 또 비는게 정상이잖아요? 근데 빌기는 커녕 제가 오해를 하고 있대요. 그러면서 자기가 자는 사이에 핸드폰을 본 점, 이야길 듣지도 않고 화낸 점 등 해서 자기가 더 역정내고 화내더라고요. 아니 그런 걸 누가 상식적으로 이해할까요? 자기는 아무 잘못이없대요.
그러다 내가 너무 힘들어 하면 “알았다. 다신 그런 일 없을 거다.”라고 말은 해요. 근데, 저도 이제 참고 넘어가기로 했으면 더이상 그만 이야기하고, 믿어주고 넘어가줘야하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게 제 문제인 거에요. 저는 그 전까진 남편의 휴대폰을 궁금해 한적도, 살펴본적도 없었는데.. 그 이후론 궁금하니까 남편 폰을 열어보게 됐어요. 그러면 남편은 거짓말 안한다 해놓고 자꾸만 걸리는거에요 거짓말하는 게. 이렇게 또 계속 저를 속이고 있었어요. 이야길 들어보니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이유는 제가 실망할까봐였대요. 그래서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전 이런식으로 매번 절 속이는게 더 실망스러워요 이제.
남편의 거짓말로 생겨난 제 상처의 크기를 남편은 이해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왜 자기를 못믿어주냐 반문을 할뿐이죠..이렇게 구구절절 에피소드를 말씀드렸는데요. 결국 제가 상담드리고 싶은건.. 믿어주기로 했으면 남편을 그대로 믿고 기다려줘야하는데 전혀 제가 그렇게 안하고 있다는거예요.
전 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근데, 제가 뭘 속이고 있나 찾아해멜때 정말 속이고 있지 않다는게 눈으로 확인이 되면 굳게 다시 믿어줄 수 있을 것같은데.. 제가 늘 찾아해매면 거짓말하고 있는게 크고작은 일들이 하나씩 걸리고 있어요 남편이 그러니 바닥난 신뢰가 올라올 기미가 안보인다 해야할까요? 제가 먼저 믿어줘야하는 일인가요?...
정말 이 문제만 아니면, 저희 둘의 문제는 아무것도 없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게좋을까요?
사연을 읽으면서 아내분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사연에 “제 행동도 문제예요.”라는 문장이 정말 많이 등장하거든요. 아내분은 남편분과의 갈등을 온전히 남편분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일부 나의 책임도 있다고 말해주시는, 책임감 있고 배려심 깊은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남편분이라면 아내분에게 참 감사할 것 같네요.
하지만 이번 경우에 아내분의 잘못은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의심하지 않으려고 해도 남편분이 신뢰를 전혀 주지 못하고 계시니까요. 아내분이 지금 느끼시는 불신은 ‘문제’가 아니라 너무도 ‘당연한’ 반응입니다. 남편분이 변화하지 않고 계시니까요. 이 악순환의 고리는 남편분이 먼저 신뢰를 주어야 끊어낼 수 있습니다.
거짓말은 ‘들키면 안 되는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게 심각하게 나쁜 일이건, 사소한 일이건 간에,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따라서 정말 ‘남편이 거짓말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가 원하시는 거라면, 사실 ‘무조건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해도 아내가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언젠가는 거짓말하는 습관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두 분의 문제는 ‘거짓말’이 아니라, 남편분이 아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건 거짓말의 관점이 아니라 행동교정의 관점에서 접근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거의 상습적인 습관으로 접어든’ 남편분의 상태로 봐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남편분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좀 더 ‘극한의 방법’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내가 계속 같은 행동을 하면 정말 아내가 나를 떠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만큼 극한의 방법을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이혼 절차를 밟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말로 하는 협박용’이 아니라 정말 거의 끝까지 가셔야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합의이혼은 최종 법원의 선고가 나기 전까지 되돌릴 수 있는 많은 변곡점이 존재하니 언제건 되돌리면 그만입니다.
다만,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와의 감정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싸우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일방적으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웃거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가장 좋은 건 항상, 상대가 나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럼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지, 아내에게 나쁜 감정을 갖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단기간에 고쳐질 거로 생각하지 않으셔야, 건강한 남편을 만나기까지의 긴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성공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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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