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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한지 20년도 넘은 부부입니다. 남편은 항상 화가 많은 사람이에요 유머도 많고 착한거 같아 짧은 연애로 결혼했는데, 결혼해 보니 성실하지도 않고 무능력하고 책임감이 결여되었죠 가장 중요한 경제적 능력이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입니다.
좋은점을 찾는다면 젊었을땐 착하고 유머많고 결혼후 계속 돈없는 효자라는 겁니다 애들도 컷고 저도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은데 남편은 항상 화가 많아서 욱하는거죠 (때리고 부수고 그런건 없는데 잔소리가 너무 많아요) 안좋은 이야기는 둘이서만 하자고 해도 생각나는대로 그냥 말해버려요. 애들 분위기도 싸늘해지게요 밥먹다가도 그냥 말하고 애들을 훈계하지도 않으면서 애들에 대한 불평불만을 저한테 얼마나 늘어놓는지 제가 아이들을 잘못키워서 그런거라고도 하고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거라고 더이상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요 결혼후 쉰적도 없이 직장생활을 했지만 커가는 아이들, 살아가는 이런저런 모양에 모아놓은 돈도 없고 초라하네요
얼마나 효자인지 시댁에 하는건 다해야하구요 친정은 돈있으면 하라는 식이죠 이혼하려고 짐싸들고 나갔어요 잘못했다고 하고 애들때문에도 용서하고 다시 합가를 했지만 시댁과는 연락끊고 살아요 아마 가출하지 않았다면 저는 죽음을 선택했을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었거든요 돈없는 착한 효자인 남편은 시댁과 연락끊고 사는 제가 싫을 꺼에요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남편이 그래요
마지못해 일을 하는데 안하면 안되죠... 늘어난 빚이며 아이들 학비도 있구 먹고 살아야하고 남편은 어린아이처럼 아침마다 짜증을 얼마나 내는지 몰라요 여기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날씨가 안좋아서 일을 못하겠다... 나라정치가 어떻다. 불만이다. 세상에 불만이 얼마나 많은지.... 하물며 여당, 야당에 대한 불평불만까지도 저보고 들으라는 거에요 ㅜ 학교가기 싫은 아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듯이 너무 불평 불만이 많아요
성격이겠지만 전 여자지만 그런 불평을 한적이 없거든요 아니 하기싫어요 회사에 가서 가정일로 티낸적도 없구요. 가정에 와서 회사일로 짜증을 부려본적도 없구요 친정아버지도 평생을 새벽밥 드시고 다니셔도 정말 우직한 소처럼 일하시고 괜찮다는 말씀을 하실땐 마음이 아팠는데... 가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현관문 들어설땐 웃으며 식구들이 편안해지게 힘든것도 감춰야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남편은 너무 일하기 싫어하고 힘든것을 얼마나 표현하는지 듣기가 싫어요 평생을 제가 먹여 살리기를 원하는듯이....
아침은 아침대로 그리 불평불만을 하고 저녁은 저녁대로 술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려고만 하고 술에 의존해서 잠들려고 하는거죠 집안일도 아주 조금 도와주면서(그것도 제가 가출후부터 도와주는거죠) 무슨 생색은 그리 내는지.... 제 나이 쉰을 넘고 나니 제 머릿속도 복잡한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남편을 보면 저 또한 짜증이 하늘을 찌릅니다.
참다참다 그만 좀 하라고 하면 누구한테 이런 말을 하냐고 저한테 화를 내고 혼자 삐집니다. 제가 더 잔소리가 많고 남편한테 하소연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이젠 저도 지칩니다.
시댁을 품고 사는 남편과 살면서 결혼생활이 즐겁지 않고 행복하지 않고 여유라곤 찾아볼수도 없는 그런 삶이었는데 계속되는 잔소리에 불평에 제가 지치고 힘이 듭니다.
아마 치아님께서 이글을 읽으시면서 정신과 상담을 권유하시겠죠 제가 짐싸서 나가기전엔 이보다 더 심해서 크게 싸운적이 있었어요 그후 본인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제가 가출후엔 상담을 계속 받았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정신과는 더이상 안간다고 본인이 선언했어요 제가 가출했을 당시 심리적으로 불안하니까 남편 스스로 상담을 받았던거구요 그리고 수면제에 의존해서 잠을 청하려해서 그것도 사실 전 마음에 안들어요 운동을 하던, 취미를 갖던 해야하는데 오로지 술과 수면제만 의존해요 어렵습니다.
이제 이혼을 하기도 그렇구 모른척 살기도 그렇구 위에 내용처럼 불평불만 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과 같이 사는것도 버겁고 명약이 있을까요.... 방법이 있을까요.... 다른분들도 다 이렇게 사시는걸까요... 전 솔직히 제가 다니는 회사일도 버겁고 인생도 버겁고 저또한 힘이 듭니다.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하거든요
치아님의 고견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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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결혼생활을 하신 분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저는 항상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부부로서 함께 해온 많은 분이, 서로를 향한 불만과 감정이 쌓이면서 점차 사랑했던 감정과 기억마저 희미해져, 이제는 ‘특별한’ 감정이 남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운함을 넘어 상대를 미워하게까지 되는 이런 상황은, 결국 ‘결혼’이라는 제도가 만든 모순이 아닐까 싶어서요. ㅠㅠ
“다른 분들도 다 이렇게 사시는 걸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며 상담하는 직업을 가진 저조차도 종종 아내를 향한 서운한 감정에 휩싸여 내 마음을 관리하지 못하곤 하는데, 그런 훈련을 받지 못한 분이라면 더 심할 거라고 말입니다. 그 중, 문제를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의지를 가진 소수의 부부만이 상담사를 찾는 것일 테니 그 수가 얼마나 많을지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ㅠㅠ
“명약이 있을까요? 방법이 있을까요?”
가장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의 하나는 ‘부부 상담’입니다. 저는 배우자 두 분 중 어느 한 분만을 상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이메일 상담사’라서, 저와 소통하는 분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6개월의 노력’만을 말씀드리곤 하지만, (물론 그런 노력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부부도 많습니다) 보다 빠르고 확실한 변화는 두 분이 동시에 깨달음을 얻고 함께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배우자에게 실망하고, 배우자로부터 상처받지만, 사실 정작 배우자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얼마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상대의 가슴에서 사랑을 지우는지 말입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사람은 대개 깨달음을 얻고 말과 행동의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 한 편이 바뀌면 그것에 영향받은 다른 한 편의 변화도 시작되고, 그 변화가 다시 배우자의 노력을 더 강화하는, 부부간 인간관계에 진정한 선순환의 고리는 그렇게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제 이혼을 하기도 그렇구 모른 척 살기도 그렇구”
다만, 저는 가족의 회복에 집중하는 다른 상담사분들과 달리 ‘이혼’ 역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6개월의 노력이나 부부 상담으로 변화를 경험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 그 어떤 노력도 먹히지 않거나 심지어 그런 노력조차 하고 싶지 않아 하시는 부부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건 정도의 문제이지 선악이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기에, 저는 이혼도 내 삶의 변화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나 스스로 단계를 정하고, 그 단계를 밟아가며 꼭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변하지 않는 게 사람이지만, 상황에 따라 어느 한순간에도 놀랍게 변할 수 있는 게 또한 사람이니까요. 이혼은 그렇게 노력하고 나서 선택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ㅠㅠ
PS.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셨으니 사연은, 거의 내용 그대로 블로그에 올려드리겠습니다. 혹시 꼭 빼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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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