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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은 레지던트 3년 차입니다. 의사라서 더 그런 건지 저와 할 때마다 늘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 해요. 섹스 토이를 사오기도 하고 아주 야한 속옷을 선물해주며 입어보라고 하기도 하고 다양한 체위로도 해봤구요. 뭐 저도 항상 같은 패턴의 섹스보다는 낫다는 생각입니다. 요즘은 톡으로 야한 사진을 보내주면서 저한테도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도 해요. 야한 대화두요.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오늘 들은 얘기는 소화가 잘 안 되네요. ㅠㅠ 항문 섹스를 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충격을 받아서 얼음이 됐어요. 그건 정말 자신없다고, 무섭다고 여러번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꼭 한번 해보자고 해요. 살살 하면 괜찮을 거라면서. 더 야해지래요. 그래도 된다고.
다른 커플들도 다 그렇나요? 야한 사진과 톡을 주고 받고. 그리고 anal sex두요? 그런 건 주로 게이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혹시.. 그사람이 저를 쉽게 생각해서 함부로 대하는 걸까요? 다른 사람이랑도 해본 적 있냐고 묻고 싶은 걸 꾹 참았습니다. 솔직히 전 너무 궁금하거든요. 그게 그사람 취향인건지, 아님 상대를 쉽게 보는 건지.
댓글로 남친이 있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오빠가 첫사랑이라서 저만 그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남친이 들어주기 힘든 걸 요구할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궁금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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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사진과 톡을 주고받는 행위’는 사랑하는 연인 간에 종종 있는 일입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는 나중에 헤어진 후 생길 수도 있는 나쁜 변수를 생각하면 말리고 싶은 행위이긴 하지만, 연인 간 애정을 키우는 소통 방법의 하나인 것도 부정하기 어려우니 무작정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기도 쉽진 않네요. ㅠㅠ 다만, 애널섹스는 좀 더 깊이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항문 섹스는 절대 쉽거나 흔한 경험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대하기도 하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항문 섹스’는 무척 위험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입니다. 당연하겠죠. 항문은, 무언가를 넣으라고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 없는 배설물을 배출하라고 존재하는 기관이니까요.
“항문 섹스는 위험하다.”라는 말이 생긴 첫 번째 이유는, 위생상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직장과 항문은 각종 원인균이 서식하는 곳으로서 여자아이의 배변 습관을 가르칠 때, 가능하면 요도에서 항문 방향으로 휴지를 닦게 하는 것 역시, 반대로 하면 항문의 원인균들이 질이나 요도에 감염되어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널섹스는 항문 내벽(직장 내막)에 물리적인 상처를 주기도 하는데, 피부 점막에 생긴 상처는 세균 침투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남성 동성애자 간의 섹스에서 AIDS가 전파되는 주된 경로가 애널섹스인 원인도 바로 이 점막에 생긴 상처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과도한 항문 섹스는 신체 구조에 변형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은 대변의 양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드는 신축성 있는 조직입니다. 따라서 애널섹스를 하면 직장도 질처럼 음경의 굵기만큼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회성이며 강도가 낮은 대변과 달리 음경의 삽입 후 왕복운동은 직장의 근육조직에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직장의 끝에는, 대변이 밖으로 나오는 항문을 벌리고 닫는 데 관여하는 근육인 조임근, 다른 말로 괄약근이 있습니다. 과도한 항문 섹스는 이 조임근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데 손상된 조임근은 대변을 막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변실금의 원인이 됩니다. 애널섹스의 쾌감을 찬양하던 사람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변이 흘러나와 바지를 적시는 경험을 하고 나면 수치심과 절망감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ㅠㅠ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의사 지망생’분이 상대에게 항문 섹스를 원한다는 건, 그 사람이 상대를 정말 아끼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하는 건 사실입니다. ㅠㅠ 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이임이 분명하다면 남친이 말한 것이, 꼭 바라는 성적 판타지인지, 단순한 호기심인지 확인하고 그것에 맞춰서 나의 대응을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행위를 하면서 나는 행복한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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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