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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20대 여성입니다. ‘독립’이 목적이 아니라 가족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혼자 살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런지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하지만 의도와 다르게 3년째 남친이 없었고 이제 막 누군가를 사귀기 시작했죠. 그리고 왜그랬던지 숨기고 싶지 않아 제 솔직한 환경을 다 말했었더랬죠 ㅠ 근데 이것이 화근인 거 같아요
첫만남에서 영화도 보고 재밋게 놀다가 우리 집에 데려다 주게 되었는데 갑자기 너무 배가 아프다는 거예요. 걷기도 힘들다고 해서 일단 방에 들어와 뉘였는데, 밤이 늦어도 안 가더니 결국 재워달래요 ㅠ 그래서 첨엔 안된다고 여러번 거절을 하다가 너무 아프다고 하니 마음이 약해져서 재워 주게 되었는데. 그후로 자꾸 우리 집에 오면 안되냐고. ㅠㅠ
거절도 하다가 또 저도 보고 싶은 맘에 오라하기도 하다가 그렇게 집에서 같이 자고 아침이면 가고 이런 생활이 이어졌는데 앞으로 제가 이남자를 이런 식으로만 만나야 할까요? 저 어떡하죠?
저도 사람은 싫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이런 만남은 싫어서요 저녁에 와서 잠만 자고 가는 그런 만남요. 어떻게 남자를 대해야 할지 잘 몰라서요 뭘 이런 걸 갖고 고민하시나 하지 마시고 도움 좀 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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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뭘 이런 걸 가지고 고민하시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이 있고 그 고민은 적어도 자신에게는 더없이 힘든 과제입니다.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담사가 그렇게 생각하다니요. 오히려 힘든 고민이 있을 때 제게 메일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메일의 시작 부분에 “이게 화근인 거 같아요.”라고 적으셨는데, 정확하게 이 표현이 맞습니다. 사연 주신 분의 호의와 다르게 그 남자분의 머릿속에 사연 주신 분은 아마 ‘외로운 여자’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애인이 없어서 남자의 품이 그리운 여자’가 되어있을 수도 있죠. 사연 주신 분이 무언가를 잘못하셨다고 드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연 주신 분의 솔직한 고백과 호의를 받은 그 남자의 사고방식이 그렇게 다소 촌스러웠던 것 같다는 뜻입니다.
이런 남자에게는 호의를 베풀기 전에 이 호의를 이 사람이 어떻게 인지하게 될지 꼭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연 주신 분 역시 “첨엔 안 된다고 여러 번 거절하다가”라고 하신 것을 보면 관련한 고민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이 남자는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결론만 기억했다는 것입니다. 계속 거절하셨던 것이 사연 주신 분의 진심이고 마지못해 한 번 허락하신 것이 ‘배려’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분은 “거봐, 몇 번 튕기다가 자기도 그러고 싶으니까 결국 허락한 거 아냐.”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오로지 자신만의 뇌피셜이죠.
물론 만남의 방식이 어떻건 사연 주신 분도 행복할 따름이라면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사연에 적어주신 것처럼 “이런 만남은 싫어서요.”라면 반드시 표현하셔야 합니다. 계속 만남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고, 적어도 내 마음이 스스로 열릴 때까지 집에서의 만남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다고 내 곁을 떠날 남자라면 어차피 만나봐야 나만 소비될 수밖에 없는 ‘나쁜 인연’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다행히 “그렇게 생각하는지 정말 몰랐다. 미안하다. 당연히 당신 마음을 존중한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이후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면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부탁드릴 것은 이 과정에서는 제발 ‘마음이 약해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안 그럴 테니 오늘 하루만’이라던가, ‘지금까지 여러 번 밖에서 만났으니 오늘은’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셔야 합니다. 내 마음의 결심이 섰을 때, 내가 진심으로 이 남자를 허락하고 싶을 때 비로소 마음의 빗장을 여시기 바랍니다. 그러셔도 됩니다. 좋은 인연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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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