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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님 궁금한 게 생겼어요. 포르노(야동)는 19금이잖아요, 즉 청소년이 보면 불법이잖아요, 즉 포르노를 보면서 죄의식을 느끼는 건 (자위와는 다른 문제) 불법적 행위를 몰래 하는 것에서도 기인할 텐데. 그런데 대다수의 어른이 “이건 불법이니까 하면 안돼.”라고 말하지 않고 “적당히 봐.”라고 말하는게 신기해요.
만약 “포르노(야동)를 보는건 자연스러운거야, 적당히만 하면 돼.”라고 조언할 거면, 포르노의 시청 연령제한도 풀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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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질문에서 사용하신 ‘포르노(야동)’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것부터 확실하게 해야 질문에 답을 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신 ‘포르노’라는 단어가, 우리가 흔히 ‘에로영화’라고 부르는 B급 영상제작물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성기가 노출되고 섹스 장면이 그대로 연출되는 그야말로 ‘포르노’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말입니다. (불법 촬영된 영상은 그 자체로 범죄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후자, 즉 성기와 섹스 장면이 있는 그대로 담기는 포르노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대한민국에서 포르노(야동)는 ‘19금’이 아니라 제작과 유통 모두 불법입니다. 따라서 “적당히 봐.”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청소년의(뿐만 아니라 성인도) 포르노(야동) 시청을 “적당히 봐.”라고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불법적인 행위이어서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올바른 성적 표현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포르노를 보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적당히만 하면 돼.”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며, 따라서 ‘연령제한을 푸는 것’ 역시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불법이니까요.
포르노를 불법에서 합법의 영역으로 인정하는 것은 사실 또 다른 논쟁의 영역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나 미국 등에서 포르노를 합법화하여 산업의 영역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보면 불법인 나라가 훨씬 많습니다. 이건 ‘성매매’를 산업의 영역으로 인정하는 것과도 유사한 논쟁의 소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정하면서 얻어지는 바람직한 변화도 있지만, 반대로 인정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사회적인 가치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합법화하더라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 그리고 동물이나 혐오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소재로 하는 영상은 여전히 불법의 영역에서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지닌 것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엄연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청소년들에게 “절대 보면 안돼.”라고 말하지 못하고 "적당히 봐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는 요즘 세상에 아이들이 야동 보는 것을 막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죠. ㅠ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말아라."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지 잘 알고 있기에, 이건 저도 아직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입니다. ㅠㅠ
PS.
참, 만약 사용하신 ‘포르노’라는 단어가 단순한 B급 에로영화를 말씀하시는 거라고 하셔도, 이 역시 연령제한을 푸는 것에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공연물에 심의등급이 있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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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