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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태어난 지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3년 전엔 둘째도 태어났고요. 첫째가 태어났을 때, 소중한 내 아이가 태어났다는 기쁨도 잠깐. 아이 울음으로 새벽에 깨고, 밤낮으로 젖을 물리며 점차 초췌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나는 아이를 둘러업고 어린이 병원을 향하면서 가슴 졸이던 기억. 기저귀를 갈아줘도, 우유를 먹여도 계속 울어대는 아이를 달래다 나도 모르게 말도 통하지 않던 아이에게 버럭 화를 냈던 기억.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화를 냈던 게 부끄러워서, 그러면서도 아등바등 놓지 않고 여전히 다니고 있는 회사 때문에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면서, ‘과연 난 엄마 자격이 있는 걸까?’라는 자책을 했습니다.
성장이, 건강이 걱정돼, 음식을 거부하는 아이를 쫓아다니며 입에 넣어줘도, 뱉고 또 뱉어내는 아이를 미워하고, 가지 말라고 울며 보채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매정하게 떼어내고 출근하던 기억에, 아이가 놀다가 다쳤다는 전화를 받고도 당장 달려가지 못하는 처지까지 더해져 울컥 죄책감이 밀려와 괴롭습니다. 얼마 전엔 동생과 싸운 아이에게 매를 들었다가, 자는 아이의 부어오른 종아리를 바라보며 ‘과연 정말 나에게 엄마의 자격이 있는 걸까?’ 생각하며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습니다. 선생님. 저는 정말 엄마의 자격이 있는 걸까요? 감당도 안 되면서 남편과 헤어질 때 아이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친 것도 마냥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메일을 쓰고 있는 건지, 내일 이걸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니 좀 후련하긴 하네요. ㅠㅠ 혹시 이런 주제로도 개인 상담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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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부터 꼭 드리고 싶습니다. 엄마는 존재 자체가 자격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존재하게 해준 것부터 이미 존중받으실 자격은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먹여주고 입혀주고 심지어 아이를 둘러업고 병원까지 가줄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도 보내주고 아이가 잘되라고 훈육까지 하시는 중이잖아요.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격이 충분한데 그런 사랑까지 주고 계시니 더는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냥 위로하고자 드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오히려 모성애를 조금 덜어내고, 덜어낸 그만큼의 관심과 에너지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사용했으면 하고 바라는 상담사입니다. 나도 엄연히 행복해야 하는 존재이고,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인데, 아무리 자식이라고 해도 왜 ‘나’보다 우선되어야 하나요? 내가 행복한 게 우선이며,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한 법입니다.
내담자님보다 조금 더 세상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분명하게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그 정도의 사랑과 관심이면 이미 아이는 충분히 멋진 사람으로 자라나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추가로 조언드릴 이야기조차 없을 만큼 너무도 잘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제발 ‘자격’이나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개인 상담을 신청하신다면 아마 그런 방향으로 상담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더 ‘나’를 찾고, 죄책감을 덜어내며, 행복한 엄마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내가 아이에게 한 모든 행동, 아이를 향해 쏟아부은 모든 감정, 아이를 위해 한 모든 말이, 그 자체로 ‘엄마의 자격’입니다. 아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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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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